[기자25시]CKCG가 남긴 과제

‘이상은 높았다. 하지만 현실은 암울했다.’

e스포츠를 통한 청소년 문화교류를 슬로건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CKCG2005’는 그 높은 이상만큼 현실에서의 혼란스러움도 짙게 느껴진 행사였다.

눈앞에 드러난 대회 운영의 혼란은 개막식장에서 음향기기 오작동으로 한국의 유명 음악인이 연주 도중 사라지는 사태에서부터 예견됐다. 대회 첫날에는 경기 시작이 6시간이나 지연됐고, 대회 내내 경기장 곳곳에서 진행 미숙으로 인한 사건 사고가 속출했다. 또 이 같은 사실을 ‘그리 대수롭지 않다’고 보는 중국측 대회 운영진들의 태도도 놀라울 정도였다.

경기장 메인 무대에서 속출하는 문제점에 가려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대회장 곳곳은 국제 행사에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즐비했다. 경기장과 분리된 또 다른 한 쪽 편에 상설프로그램으로 마련된 ‘한류문화상품전’과 ‘캐리커처퍼포먼스’, ‘한중 게임 캐릭터 전시회’ 등은 명칭에 걸맞지 않게 초라해 ‘구색 갖추기식’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전시 상품은 한류문화상품과는 동떨어졌고 구경군도 적었다. 500평이 채 안되는 좁은 공간에서 대회를 개최할 때부터 예상됐던 결과다. 또 교육·경연프로그램으로 예정됐던 ‘가족대항 컴퓨터조립대회’, ‘모바일 무선인터넷 쇼핑대회’, ‘한중 영화 더빙대회’, ‘컬러링 현장 제작 경연대회’는 단 하나의 프로그램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과 중국이 정부차원에서 지원하고, 유수 대기업이 협찬사로 참여해 어느 e스포츠 축제보다 높은 기대와 관심 속에 열린 것이 이번 CKCG2005다. 하지만 행사 진행과 내용만으로는 국내 일개 지방 소도시 문화 행사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올법하다.

CKCG가 ‘언어, 문화, 국경의 장벽을 넘어 한중 디지털 청소년 문화축제’로서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대규모 식전행사로 채택돼 치뤄지려면 이상적인 명분에 앞서 현실을 직시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조직과 능력을 먼저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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