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실크로드 테스터 - 배우철

“지난 96년도 서비스되던 머드게임 ‘단군의 땅’이 제가 처음으로 한 온라인게임이니까 벌써 경력이 10년 가까이 됐네요. 오랜 세월 게임을 해보니 온라인게임은 역시 커뮤니티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크로드 열혈 유저인 배우철(28)군은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인터뷰란 어색함을 벗어던지며 자신이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주뼛하게 사무실에 들어섰던 배 군은 게임과 관련된 얘기가 나오자 이야기 보따리를 쉴새없이 풀었다.

 

그가 주로 즐겼던 게임은 ‘리니지’, ‘리니지2’, ‘샤인온라인’ 등이다. 최근에는 조이맥스에서 개발해 서비스되고 있는 ‘실크로드’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배 군이 ‘실크로드’를 접한 것은 지난해 11월경이다.

게임이 오픈베타를 실시할 때 처음 ‘실크로드’에 접속했고 그 후 게임이 주는 재미에 테스터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테스터가 되기 위한 조건인 게임을 잘알아야 한다는 점은 그의 화려한 게임 경력을 보면 알 수 있다. ‘리니지’ 시절 이실로트 서버에서 군주까지 경험했으며 ‘샤인온라인’에서는 클로즈베타 테스터로도 활동했다.

 # 레벱업보다 가볼만한 곳 여행이 더 좋아

 게임 경력이 화려한데 반해 의외로 그의 레벨은 높지 않다. 현재 ‘실크로드’에서 53레벨인 그는 최근에야 고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속한 ‘은하수’길드 내에 길드원들의 레벨이 대부분 50레벨을 넘었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배 군처럼 온라인게임 마니아가 갓 50레벨 문턱을 넘은 것은 의외일 수 있다.

“저는 온라인게임을 즐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레벨을 올리는 것 보다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장소를 찾아 소개해주는 등의 활동이 좋아요. 따라서 제 레벨을 올리는 속도는 다른 유저들에 비해 늦은 편이죠”

‘실크로드’의 홈페이지에 가면 그가 찍어서 올린 스크린샷이 많다. 다른 유저가 한번도 가보지 않은 카라코람 산맥의 정상에서 찍은 스크린샷은 게임 내에서 화제가 될 정도로 많은 리플이 달렸다.

그는 이밖에도 특이한 장소를 많이 알고 있다. 게임상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연애를 할 수 있는 장소나 혼자 사색에 잠길 수 있는 한적한 곳 등 개발자들도 모르는 곳을 배 군은 알고 있다.

“사람들에게 게임상의 여러곳을 소개해 주고 싶어서 몬스터를 잡을 시간에 게임 내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죠. 사람들이 제가 추천한 곳에 대해 호평을 할 때가 가장 기분이 좋아요”

 # 타격감 좋지만 종족 밸런싱은 문제

 게임상의 여행가이드를 자처하지만 게임을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날카롭다. 조이맥스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유저가 배 군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로 게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안다.

“ ‘실크로드’는 다른 게임에 비해 타격감이 뛰어난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이만큼의 타격감을 구현하는 게임은 없다고 생각해요. 또 캐릭터의 변화가 자유롭다는 것도 이 게임의 매력이죠”

‘실크로드’에 대한 칭찬과 함께 그가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아직 자리매김을 못하고 있는 삼각구도다. 도적, 헌터, 상인 세 종족의 대립을 기반으로 진행되는 ‘실크로드’는 이 구도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됐다. 하지만 밸런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아직 정착이 안되고 있는 상태다.

 배 군이 하루에 게임을 하는 시간은 보통 5∼6시간 정도다. 보통 사람보다는 많은 시간을 게임하는데 할애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 게임을 하는 시간은 3∼4시간 정도다. 2시간 가량은 ‘실크로드’ 테스터로써 게임 내에 버그를 찾는 등의 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 현실이 원칙, 게임은 취미

 온라인게임 마니아란 사실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배 군은 그러나 현실이 원칙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게임은 단지 취미생활로써만 즐겨야 된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 중독 등의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취미 이상으로 게임을 즐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게임 내에서도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통해 이런 문제를 적극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커뮤니티 내에서 게임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활성화를 위해 운영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게임상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게임을 할 때 즐거워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요. 게임은 취미로 즐겨야 한다는 거죠. 커뮤니티가 지금보다 더욱 활성화되면 중독 등의 사회문제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운영자분들이 더욱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랍니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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