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제동 걸린 `차이나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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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유선통신업체 차이나텔레콤의 고속성장세가 지난 상반기들어 크게 꺽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에 따르면 차이나텔레콤의 지난 상반기 매출실적은 840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4.7% 성장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수익은 147억 위안(미화 18억20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 147억1000만 위안보다 소폭 줄어 창립 이래 최초로 뒷걸음질을 쳤다. 반면 차이나텔레콤의 고객수는 초고속 인터넷과 저가형 이통서비스를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차이나텔레콤의 가입자는 지난 6월말 기준 2억240만명으로 연초보다 8% 늘어났다. 이는 통신료가 저렴한 저가 이동통신 서비스 샤오링퉁(小靈通:PHS방식 이통 서비스)의 선풍적 인기(가입자 5266만명)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차이나텔레콤은 자체 유선전화 가입자에게 샤오링퉁 서비스를 동시 판매하는 판촉활동에 나서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차이나텔레콤의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도 25.5% 늘어난 1737만명, 관련 매출은 38% 늘어난 80억 위안에 달했다.

가입자가 늘어나는데도 회사매출이 주춤해진 배경은 주수입원인 유선전화분야가 이동통신에 밀려 고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도시 유선전화의 경우 포화상태에 도달한지 오래이며 중국통신시장은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 때문에 유선전화를 달 때 예전에는 고객이 5000위안의 설치비를 냈으나 지금은 공짜로 설치해 주는 실정이다.

차이나텔레콤은 이같은 유선전화시장의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정부가 올해안에 발표할 3G사업자 선정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동통신업계 초미의 관심사인 3G사업자 선정에 대해 정작 중국정부측은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며 입을 다물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정부는 과도한 경쟁을 줄이고 통신네트워크의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통신업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는 중국 2위 이통업체 차이나유니콤의 CDMA와 GSM사업을 각각 차이나텔레콤과 차이나넷컴으로 합병시키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중국 통신사업은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 CDMA, 차이나넷컴+차이나유니콤 GSM, 이통사업에 집중하는 차이나모바일 등 3강 구도로 재편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차이나텔레콤이 통신산업 구조조정에서 최대 수혜세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왕쟈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은 “우리가 3G허가를 따낼 것으로 확신하지만 이는 중국통신업계 구조조정과 맞물린 사안이라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