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컴퓨팅 업체들의 금융 프로그램이 갈수록 정교화하고 있다. 고가 하드웨어 기종에만 적용되던 금융 프로그램들이 100만원대의 소형 제품에도 적용되는가 하면, 소프트웨어나 프로젝트 자체로 확대되면서 고객의 호응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다각화되는 금융 지원 프로그램=최신 금융 지원 프로그램들은 첨단 금융 기법을 이용해 온디맨드, 유틸리티 컴퓨팅 등 IT 키워드에 맞게 발달하고 있다.
한국IBM이 시스템사업부와 서비스사업부, 금융사업부 3개 사업부를 동원해 내놓은 메인프레임 OIO(Open Infrastructure Offering)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OIO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한 뒤 계약 기간에 매월 얼마씩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인데 월별 지급 금액을 고객의 재정 상태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동양화재, 제일은행 등이 이 방식으로 계약을 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IBM은 최근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고객의 금융 부담이 큰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비용의 일정 금액을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 나눠 내는 방식으로 국내에서도 에스콰이어 등 2∼3개 사이트를 확보하고 있다.
한국HP도 사용한 만큼 지급하는 PPU(Pay Per Use)라는 금융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초기 투자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최신 기종을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기 때문에 20% 정도의 원가 절감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한국HP의 설명이다. 지난해 금융 서비스를 도입한 한국EMC도 주로 3∼4년 단위로 하는 임대 사업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중소기업·윈백 전략으로도 부상=최근에는 신용도가 낮다고 평가되던 중소형 고객을 위한 금융 프로그램도 확대되고 있다.
한국HP와 한국IBM은 월 수만원대 내외만 지급하면 PC를 임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데 이어 x86 서버 임대 사업 범위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한국HP는 통산 500만원 이상 서버에 적용하던 임대 사업을 110만원대 초저가 서버도 적용, SMB 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금융 프로그램은 윈백 전략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네트워크어플라이언스코리아는 11월까지 경쟁사 윈백을 위한 특별 금융 프로그램 ‘E2H 테이크아웃’을 실시한다. 이 할부 프로그램은 EMC 시메트릭스·클라릭스, 히타치의 선더·라이트닝, HP의 에바 등의 스토리지를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경쟁사 기종의 월 유지 보수료로 넷앱 신규 스토리지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할부 형식이기 때문에 매월 일정 금액을 내면 된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전략 사이트라는 제도를 만들어 경쟁사 장비의 보상, SW 무상 지원 등의 각종 금융 지원을 해준다. 한국EMC는 지난해 금융 프로그램을 윈백 프로그램에 적용하면서 길병원, 프루덴셜, 삼성전기 등을 윈백하는 성과를 거뒀다.
◇각광 받는 이유=한국HP의 엔터프라이즈 고객 90%가 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으며 올해도 작년 대비 50%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국EMC도 초기 단계 사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 상반기 작년 대비 100% 이상의 고속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이제 국내 고객의 성향이 바뀌었다고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국내 시장의 이자 비율이 떨어지고 국가 전체 신용도가 올라가는 것도 컴퓨팅 업계의 금융 프로그램 확대를 이끌고 있다.
한국EMC 전완택 상무는 “외국에 비해 국내 고객들이 시스템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여전히 강한 편이지만, 최근에는 할부 계약뿐만 아니라 임대에 관한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시스템의 사용 주기가 평균 3∼5년으로 계속 짧아지고 있어 시스템을 소유해야 한다는 개념이 약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HP 송학동 전무도 “경기 불황이라는 요소가 있겠지만, 소액 임대 사업을 실시해도 재정적으로 손실을 입지 않을 만큼 우리나라도 금융 선진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IBM 윤석규 상무는 “IBM 측에서는 장기 계약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고객은 금융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윈윈 프로그램으로서 금융 프로그램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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