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게임 개발 `광풍` 월드컵 보다 더 뜨겁다

게임 개발사들 사이에서 온라인 축구 개발의 광풍이 몰아 치고 있다. 현재 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곳만 6군데이며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개발사도 4곳이나 된다. 10여 개에 이르는 개발사가 ‘축구’라는 한 장르에 몰리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팡야’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프리스타일’ 등의 게임들이 ‘대박’을 터트리면서 스포츠라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상대적으로 MMORPG보다 제작비가 낮고 퍼블리셔들의 부담이 적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 10개사 동시 다발적 진행

축구 게임에 대한 개발사들의 열기가 거세게 타오르고 있다. 현재 확인된 개발사는 시노조익, 하멜린, CR스페이스,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넥스탑, 소닉엔터테인먼트 등이며 엔씨소프트, 넥슨, 그라비티 등 대형 업체들도 비밀리에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EA코리아는 ‘피파 온라인’을 재정비해 조만간 다시 오픈한다는 계획이며 유니아나 측도 ‘위닝일레븐’ 온라인 버전을 국내에 서비스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 중에서 넥스탑의 ‘아이컵’이 가장 빨라, 이번 달 내로 공개될 예정이고 CR스페이스는 올 연말 프로토 타입을 완성시켜 퍼블리셔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 ‘프리스타일’로 성공한 제이씨엔터테인먼트는 이 작품의 엔진을 그대로 활용해 축구 게임을 개발할 계획이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이미 성공한 작품의 엔진을 이용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로 기본 골격은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0여 개의 회사가 하나의 장르에 몰린 현상은 과거에도 찾아 보기 힘든 사례로 꼽힌다. 최근 이슈가 됐던 테니스 게임 열풍은 한때 4개사에 이르렀으나 이번 축구 게임은 그 배를 넘는다.

이들 작품들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거나 기획안이 막 완성된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시기는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넘어가야 한다. 따라서 겨울 방학이 시작되는 올 연말부터 2006년 상반기 사이에는 축구 게임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 ‘축구’는 이미 최고 인기 장르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스포츠 게임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니스 게임은 현재 4개 업체에서 개발 중이며 야구는 2개 업체, 스노우 보드 게임도 2개 업체 이상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 유달리 축구 게임에 몰리고 있는 이유는 패키지 게임 ‘위닝일레븐’과 ‘피파’의 인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위닝일레븐’ 시리즈는 국내에서 발매만 되면 근 10만 장에 이르는 대박를 치고 ‘피파’ 시리즈는 매년 수 만장에서 수십 만장까지 판매고를 올리는 EA코리아의 효자 상품이다. 콘솔방 유저의 80%가 ‘위닝일레븐’만 플레이하고 있는 현실을 비춰보면 온라인 축구 게임은 이미 확실한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많은 리스크를 안고 게임을 개발해야하는 개발사의 입장에서는 황금 어장이나 다름없다.

한 개발사 대표는 “캐주얼 게임은 여러 가지 면에서 개발사에게 유리하다. 축구는 다른 어떤 스포츠 장르보다 국민적 관심이 높고 멀티플레이가 재미있다는 점에서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 ‘풋살’로 약점 보완

현재 개발 중인 축구 게임은 대부분 5인 이하로 구성된 ‘풋살(미니축구)’을 지향한다.

실제 축구처럼 한 팀당 유저가 11명이나 포진되면 멀티플레이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반짝 인기를 얻었던 ‘강진 축구’의 사례를 보면, 게임에 참여하는 인원이 실제와 가까울수록 플레이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유저들이 너도나도 골을 성공시킬 욕심에 공만 쫓아 다니고 수비는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축구 게임의 최고봉을 자랑한다는 ‘위닝일레븐’ 조차 4명 이상 멀티플레이는 잘 이뤄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사들은 축구의 축소판 풋살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풋살은 참여 인원이 5명 이하로 적을 뿐 아니라 구장의 맵도 다양하게 꾸밀 수 있고 카메라 시점 확보도 쉬워 게임화에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게임 포털의 한 관계자는 “ ‘프리스타일’이 성공했던 원인을 분석하면 캐릭터의 포지션을 처음부터 지정하고 각각 뚜렷한 역할을 설정했던 점에 기인한다. 풋살도 이러한 시스템을 참고로 제작하면 적어도 과거의 ‘강진 축구’처럼 난장판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단체 스포츠는 협력 플레이가 기본이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축구 플레이가 게임으로 재현되기 위해서는 수비수에게도 중거리슛 등 공격 매리트를 부여해야 유저가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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