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IDC사고…IT인프라가 흔들린다

석달새 네건이나 발생…업계 투자 부담에 곤혹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고 일지

인터넷데이터센터(IDC)가 잇단 사고로 비상이 걸렸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로텔레콤의 IDC인 하나로IDC(엔진) 지하 2층에서 지난 9일 새벽 6시부터 9시 40분까지 항온항습기 고장으로 서버 약 14개가 과열,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나로IDC 측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현재 피해 업체들과 보상 절차를 진행중이다. 이에 앞서 KT IDC 목동 사옥에서도 지난 6월 세 차례에 걸쳐 전원공급시스템(UPS) 장애와 정전사고가 발생, 80여 고객사의 서버가 일시 다운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업계는 서버 관리가 생명인 IDC 업계에서 세 달 사이에 네 건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은 사상 유례없는 일로, IDC뿐만 아니라 전체 IT산업 ‘부실화의 징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잇단 IDC 사고, 왜?=KT IDC와 하나로IDC는 전원공급시스템, 정전, 항온항습기 고장을 장애 원인으로 꼽았다. IDC는 서버 관리가 주된 사업이기 때문에 기초시스템 장애는 ‘나사가 풀린 것과 같다’는 지적이다.

 최근 사고가 발생한 직후 하나로IDC 관계자는 “그동안 사고가 없었는데 항온항습기 고장은 예상치 못했다”며 “관리를 소홀히 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현재 IDC 건물과 시설은 대부분 지난 2000년 IT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 지어진 것으로 5년이 지난 지금은 IDC 내부 여러 장비가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한때 우후죽순 난립했던 IDC가 구조조정 시기를 겪은 이후 투자를 소홀히 해 사고를 자초했다는 뜻이다.

 호스트웨이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고집적 서버가 많이 나오면서 전기 소비량이 갑자기 많아졌고 IDC 내 네트워크가 노화해 비가 많이 오는 요즘에는 습기로 인해 스파크가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KIDC 관계자도 “경쟁사의 잇단 사고로 매출 향상의 기회가 됐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였다”며 “장애 점검 훈련을 실시하는 등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수요 있지만 투자 힘들다”=KT IDC, KIDC, 하나로IDC, 호스트웨이 등 국내 4대 IDC 업체는 현재 IDC가 포화상태라는 데 의의를 달지 않는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날로 증가하고 은행 등 금융권 전산실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데이터복구(DR)센터, 포털 및 게임업체 전산 인프라 증설 등 신규 시장 개척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전체 시장규모도 지난해 2500억원, 올해 2770억원, 내년 3000억원 수준으로 해마다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 투자를 해야 하는데 상황은 정반대다. IDC 증설에 최소 6개월∼1년의 기간과 500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IDC 모기업 통신 사업자들은 IDC 증설은커녕 본체 사업 투자도 쉽지 않다. KT가 최근 2000억원을 들여 목동 IDC를 증설하기로 했으나 전체 IDC 업계의 흐름을 반영한 것은 아니다.

 IDC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사고들도 신규 건물 투자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500억원 이상의) 막대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없어 투자를 안 한다면 전체 IT 인프라, 산업의 부실화로 직결될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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