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피아-디지털네임즈 스파이웨어 법정공방

　‘법원이 ‘키워드 도우미’를 스파이웨어로 규정한 이상 디지털네임즈는 이의 배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니다, 넷피아측이 이번 스파이웨어 논란에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디지털네임즈(대표 조관현)가 안철수연구소를 상대로 낸 ‘스파이웨어 및 악성코드 차단 프로그램 스파이제로 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이를 둘러싼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간 법정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디지털네임즈 측은 일단 가처분신청 기각에 불복하여 최근 법원에 항고했다.

　◇배경=지난 5월 안철수연구소가 플러그인 방식의 키워드서비스 프로그램 ‘키워드 도우미’의 보호 및 복구기능 모듈을 스파이웨어로 규정하고 자사의 ‘스파이제로’를 통해 이의 삭제에 나서자, 디지털네임즈 측은 즉각 ‘스파이제로 배포금지 가처분신청’을 냈다. 영업을 방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합의 51부는 지난 20일 “문제의 프로그램이 약관에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고 사용자가 수동삭제를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안철수연구소의 처신은 정당하다”며 가처분신청을 기각했다.

이에앞서 디지털네임즈는 넷피아가 지난 해부터 ‘키워드도우미’삭제프로그램인 ‘PC클린’을 배포하자, 삭제후 다시 설치되는 ‘키워드 도우미’ 보호 및 복구 모듈기능을 선보였다. 안철수연구소는 바로 이 부분을 주시, 스파이웨어로 지정했다는 것이다. 디지털네임즈는 현재 이 모듈 사용을 잠정 중단하고 기각 판정에 대해 항고했다. 2심 판정은 이달 중순경 이뤄질 예정이다.

　◇양측 주장 팽팽=디지털네임즈 측은 “‘키워드도우미’의 보호 및 복구기능 모듈은 ‘PC클린’에 의한 영업 방해에 대응하는 수단”이라며 “넷피아가 근본 원인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넷피아 측은 “‘PC클린’은 ‘키워드 도우미’ 때문에 넷피아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배포되고 있다”며 “오히려 디지털네임즈가 ‘키워드도우미’러 영업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 보호 및 복구기능 모듈은 수동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스파이웨어로 지정되는게 당연하다”며 “2심에서도 같은 판정이 내려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디지털네임즈 측은 “안철수연구소가 ‘키워드도우미’를 스파이웨어로 지정한 후 약관을 변경하고 수동 삭제가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2심에서는 판정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망=관련 업계는 이번 사건의 본질이 넷피아와 디지털네임즈 사이의 해묵은 갈등 때문으로 보고 있다. 키워드 시장을 둘러싼 양사의 갈등은 결국 상대방 키워드서비스 프로그램을 삭제하는 데 이르렀고 서로 맞제소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사 갈등으로 인해 결국 소비자만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며 “한글키워드 시장 성장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두 회사의 갈등이 해소되고 안정적인 서비스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