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업계 M&A 태풍 몰려온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에 ‘인수합병(M&A)’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IT 산업계에서 M&A는 항상 이슈가 됐지만 최근 상황은 이전과 사뭇 다르다. 무엇보다도 동부정보기술, KTI 등 SI 업체들이 기술력 확보와 사업 다각화를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성사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전문 솔루션 업체끼리 합병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최근 M&A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이전처럼 코스닥 우회 상장을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기업의 중장기 비전을 위한 포석이란 측면이 많아 무게감도 다르다.

 ◇대기업이 나선다=현재 폭풍의 핵은 동부정보기술(대표 김홍기)이다. 이 회사는 ‘비전 2010’을 통해 사업 역량 확보 및 비즈니스 역량 확대를 목적으로 향후 5년간 총 400억원 가량을 M&A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미 유상증자를 단행, 140억원을 확보한 데 이어 ‘기술 및 자본 제휴 태스크포스(TF)’를 구성, 대상 업체 물색 및 심사, 업체별 M&A 타당성 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소프트웨어 업체 10여곳에 재무제표 등 관련 서류를 넘겨줄 것을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10월에 업체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KTI(대표 김기종)도 신규 비즈니스 일환으로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사업을 위해 국내외 전문 업체 인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TI는 M&A 추진을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내년에 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지난 얘기이긴 하지만 삼성SDS(대표 김인)도 한때 국내 대표적인 업무프로세스관리(BPM) 업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기업들이 직접 투자처를 찾아 나서고 있다.

 ◇전문 업체간 인수합병도 대두=대기업의 소프트웨어 업체 인수와 별개로 전문 업체 간 M&A도 늘고 있다.

 국내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시장을 양분해 온 인피니트테크놀로지(대표 이선주)와 마로테크(대표 서정화)는 오는 10월 통합한다. 인피니트테크놀로지가 마로테크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지는 두 회사 간 M&A는 9월 말 혹은 10월 초에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이미 케이컴스나 인터컴소프트웨어처럼 전문 업체 사이에 합병한 사례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정영택 핸디소프트 사장은 “글로벌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 업체끼리 힘을 합쳐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며 “조건만 맞는다면 전문 솔루션 업체 간 M&A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문제는 없는가=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최근 대기업이 전문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먼저 대기업이 소프트웨어 업체를 인수하고 투자를 지속적으로 할 경우 업체가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부정적인 면도 있다. SI 기업들이나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업체를 M&A할 경우 양쪽 산업의 특성상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SI 업체 처지에서는 사업 확대를 위한 솔루션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효과가 그칠 수 있다는 것. 이런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전문 솔루션 업체 간의 M&A이 더욱 바람직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수용 중소소프트웨어사업자협의회장(아이티플러스 사장)은 “자본력을 가진 곳이 업체를 키워가는 것도 바람직할 수 있다”면서도 “전문 솔루션 업체끼리 합쳐 전문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가는 것이 더욱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병희·김원배기자@전자신문, shake·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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