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형.
오랜만의 편지를 받아봤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형이 얼마나 게임을 사랑하고 아꼈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형의 말대로 국내 게임산업은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은 여전히 수출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모바일 게임도 꾸준히 마니아들을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전체 시장을 놓고 보면 무려 4조원 대의 규모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조금 더 있으면 올해의 대박이라고 일컫어 지는 게임들이 대거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게임시장은 또다시 뜨거운 바람으로 달궈지지 않겠습니까. 정말 게임계 사람들은 부지런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산업을 이끌어온 아케이드게임계는 여전히 방향타를 잃은 채 혼미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 아케이드 게임계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그러나 형의 말대로 그들은 저력이 있습니다. 다시 힘차게 일어나 뛸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들은 일어날 것입니다.
P형이 우려하는 대작 위주의 작품 개발은 계속되는 듯합니다. 그러다가 영화계처럼 자금줄이 막히는 게 아니냐는 형의 지적은 맞는 것 같습니다. 이른 바 잘 나간다는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자금난으로 큰 곤욕을 치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책임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형의 말대로 그 돈이 누구의 돈입니까. 그들 자신의 돈입니까. 사회 환원이니 업계의 종자돈이니 하는 거창한 말은 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마음대로 쓸 돈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 대작을 만들어 흥행에 실패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는 것입니까. 내가 번돈이니까 내가 마음대로 써도 된다는 발상이 무섭고 두렵기만 합니다.
형의 말대로 PC방업계와의 관계도 냉전입니다. 최근들어서는 동반자적 관계가 아닌 적대적 관계로 보여지는 듯 합니다. 그러나 PC방업계가 상식이 없는 집단입니까. 그들도 업계의 일원입니다. 형의 말대로 그들을 따스하게 끌어 안지 않고서는 업계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관인 것은 영상물등급위원회입니다. P형의 말대로 그들은 마치 외딴 섬에서 자기들만의 향연을 즐기는 듯 합니다. 비리로 얼룩진 기관이란 오명에도 불구, 권위의 탈로 중무장한 채 옴짝달싹 하지 않습니다. 그 때문이지 사회의 안전장치이자 최후의 보루라는 기관 권위마저 잃고 있습니다.
P형.그래도 게임업계는 전진할 것입니다. 적어도 세계 게임 3대 강국 실현은 꼭 이룩하고 말 것입니다. 그 저력은 P형같이 게임계에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고 많은 게임계 사람들이 아직도 희망의 나래를 접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P형의 애정어린 사랑과 관심을 당부드리며 형의 다음 편지를 기다리겠습니다.
<편집국장 inm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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