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노바 1492` 최고수 이재용

게임 고수는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얼 듯 떠올릴 수 있는 것이 소주병과 컵라면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는 골방에 담배를 물고 앉아 있는 이른바 ‘폐인’의 모습일 듯 하다.

로봇이 등장하는 독특한 온라인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노바1492’의 최고 실력자 이재용씨는 이 같은 선입관을 깨끗이 허무는 게임 고수 중 한명이다.

지난 1월부터 매월 열리는 ‘노바 1492’의 고수들의 대전인 노바프리미어리그(NPL) 1회 우승자인 이재용(25·ID _ferragamo_)씨는 게임 내에서는 알아주는 고수이자 유명인사다.

# 일대일은 적수 없어

“팀 배틀은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일대일 배틀은 왠만해서는 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아라마루측에 따르면 그는 469승 124패로 승률이 80%에 달한다. 기술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그는 첫회 대회 이후 게임 시간을 하루 한시간 정도로 줄여 NPL에는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NPL은 2월 대회부터 6월대회까지 ‘№1_battler넘버원배틀러’라는 아이디를 쓰는 게이머가 장기집권하고 있는데 이씨는 그와 배틀을 벌이면 지고 이기는 경우가 반반이라고 한다.

“길드마크가 보이면 다들 피해 다닙니다. 길드가 배틀에 참여하고 1시간쯤 되면 대부분의 방이 다 사라질 정도죠.”

이씨가 부길드마스터로 활동하고 있는 ‘가끔하늘을봐’ 길드 역시 4∼5개월간 길드랭킹 1위를 유지했을 정도의 ‘노바 1492’ 최강의 길드.

이씨는 ‘노바 1492’ 고수가 되는 비결에 대해 ‘상대방을 얼마나 잘 아느냐’ 즉 상대방이 뽑는 유닛에 따라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잘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여느 게임처럼 컨트롤도 중요하지만 일정수준에 이르면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 패션에 관심 많은 매너남

“페라가모라는 향수를 제일 좋아하는데 강한 남자 향수보다는 브드러운 여자 향수를 더 좋아합니다.”

이씨는 생각과 달리 하루종일 게임에만 매달리는 ‘폐인(?)’이 아니었다. ‘페라가모’라는 향수가 제일 좋아서 아이디도 향수 이름을 본 따 지을 정도로 패션에 관심이 많은 세련된 도시인의 모습이었다.

친구들이 많은 편이라 생일선물을 많이 받는데 10개중 7~8개는 향수로 받아 웬만한 향수는 다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역시 뭐가 달라도 다른 ‘신세대’ 게임고수다.

인터뷰에 배석했던 아라마루의 이현진씨는 그가 운영진들 사이에서는 ‘매너가 좋은 게이머’로 평이 자자하다고 전했다. 그가 운영진들한테 매너남으로 소문이 난 것은 버그 사용자에 대해 조치를 요구하는 전화를 걸면서부터. 게이머들이 개발사에 전화를 할 때는 보통 문제가 있는 상황이고 따라서 감정이 격앙된 경우가 많은데 그는 문제 해결이 늦어지는 데도 끝까지 정중하면서 흐트러진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 빠른 승부 맘에 들어

“ ‘리니지’와 같은 MMORPG를 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반복되는 노가다성 작업이 지루하더라고요. ‘노바 1492’는 노가다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이씨는 원래 게임에 매달리는 스타일이 아니었는데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시간이 남아 이것저것 해보다 ‘노바1492’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했다. 그는 ‘노바 1492’의 장점으로 대부분의 경기가 15분 내에 끝나고 길어도 1시간을 넘지 않아 부담이 없다는 점을 들었다.

시간이 많이 남아돌 때는 빠른 진행이 다소 아쉽기도 하지만 즐기고 싶을 때만 즐기는 게임이어서 좋다는 것이다. 이씨는 또 MMORPG의 좋은 아이템은 사실 과시수단이라는 면이 강한 반면 ‘노바 1492’에서는 자신이 만든 좋은 아이템이 게임의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겼을 때의 성취감이 남다르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아라마루가 최대 배틀 참여 인원을 늘려 ‘노바 1492’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노바에서 배틀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최소 레벨(렙)이 100은 돼야 한다. 하지만 요령만 알면 금방 100레벨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걱정할 것이 없다.

일단 아이디를 생성한 후 튜토리얼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게임의 기본 조작법과 인터페이스를 익힌다.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레벨이 12정도가 된다. 이후 ‘아이언가드-LV1’이라는 퀘스트 맵에서 ‘해비배럴’이라는 지상공격용 유닛을 사용해 게임을 하면 40렙 정도까지 무난히 올릴 수 있다.

40렙을 넘어서면 ‘아이언가드 LV2’라는 퀘스트 맵에서 ‘해비배럴’이라는 지상공격용 유닛으로 공격력을 높여주는 스킬인 ‘연사데스페라공격스킬’과 개인 기지의 와트를 빠른 시간 안에 올려주는 스킬은 ‘오버워크 스킬’을 이용해 플레이하면 한 게임당 30초~1분 안에 퀘스트를 클리어할 수 있다.

74레벨부터는 유닛 공격용 최강무기인 ‘오닉스’라는 무기를 이용해서 ‘적대장 격파-LV4’라는 퀘스트 맵을 클리어하면 쉽게 렙 100에 도달할 수 있다.

렙 100 이후의 렙업은 퀘스트보다는 배틀을 이용하는 것을 권한다. 퀘스트를 이용해도 되기는 하지만 작업이 힘들기 때문이다. 렙업을 목표로 하지말고 배틀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렙이 올라가게 된다.

배틀에서 초보를 벗어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시야다. 아무리 강력한 유닛을 가지고 있더라도 시야가 부족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유닛의 조합 역시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초보는 처음부터 스타의 캐리어에 해당하는 고급 유닛부터 뽑아 패배를 자초한다. 비싸고 강한 유닛에 집착하지 말고 극성의 유닛조합을 생각하는 것이 고수가 되는 지름길이다.

<황도연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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