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예전과 똑같이 매일 매일 활동을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요즘 많이 보이더라’ ‘노래 좋더라’ 이런 얘기를 해 주시니까 ‘아 내가 요즘 눈에 띄는가 보다’ 이 정도 느낄 뿐이죠.”
요즘 연일 연예 신문을 장식하며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인가수 성은. 정작 본인은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5월 초에 1집 타이틀곡 ‘유혹’으로 첫 무대를 가졌으니, 공중파에 데뷔한 지 두 달 남짓.
하지만 2년 전부터 음반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한결같이 24시간을 바쁘게 보내던 성은에게는 주변의 반응이 놀랍기만 하다. 공연장을 찾으면 ‘성은이 누구야?’라는 반응 대신 이제 ‘와! 성은도 왔어’라는 반응을 보면 잠깐 동안이나마 ‘아, 내가 이만큼 알려졌구나’라며 뿌듯해진다고 한다.
꿈 많은 10대 시절, 지방에서 학교를 다닌 성은은 다른 친구들이 간호사나 변호사 등 장래희망을 이야기할 때, 한결같이 ‘노래 부르는 사람’이나 ‘TV에 나오는 사람’을 꿈꾸었다. 2년 전, 가수로 발탁되면 모든 것이 술술 풀릴 줄 알았지만 앨범을 녹음하고 1년간 또 기다림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다.
“녹음까지 다 마쳤는데, 앨범이 무기한 연기된 거에요. 그래도 매일매일 안무 연습실에 가서 연습하는 저를 보고 사무실에서 이제 더 이상 연습할 것도 없으니 그만 오라고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나중에라도 무대에 섰을 때 잊어버리면 안된다고 우기면서 연습을 했어요. 참 많이 속 상하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무대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노력한 성은은 결국 1년 뒤, 화려하게 데뷔 무대를 장식할 수 있었다.
타이틀곡 ‘유혹’을 부르며 고난이도의 댄스를 선보이는 성은은 다른 섹시 가수들과 달리 단정하게 빗어 올려 묶은 머리에 몸에 꼭 맞는 수트를 입고 네모난 뿔테 안경을 쓴 채 무대에 선다. 커리어우먼을 연상시키는 오피스 스타일의 댄스 가수라니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성은은 “물론 편한 옷을 입고 댄스를 하는 것보다는 힘들어요. 하지만 제 이번 앨범 타이틀이 `Ecdysis(탈피)`잖아요. 저의 지난 일에 대한 탈피도 있지만, 편견에 대한 탈피도 하고 싶었어요. 야한 옷을 입는다고 섹시한 것은 아니잖아요. 수트를 입고 안경을 쓰고도 충분히 섹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고 말한다.
또한 성은은 무대에서 댄서들과 함께 형광봉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도 일종의 탈피라고 한다. 외부 공연에서 비라도 내리면 형광봉에 전류가 흘러 위험한 상황도 있었지만, 다른 가수들이 섹시한 댄스로 승부하는 대신 이런 퍼포먼스는 성은이라는 가수를 한 번 더 기억하게 해준다는 것.
“무대에서 완벽하게 연출된 모습으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엄정화 선배님을 정말 좋아해요. 저는 가수도 연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댄스곡은 물론 발라드곡일지라도 무대에서 그만큼 노래를 호소력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해야 하니까요.”
그녀는 노래를 부르는 3~4분간 무대를 꾸미기 위해 정말 많은 땀을 쏟아 붓는다. 꿈을 위해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온 그녀의 모습은 여느 신인들보다 반짝이는 듯 보였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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