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향해 뛰어가 집단 자살을 한다’는 레밍스를 소재로 한 게임 ‘레밍스’는 게임 역사에서 매우 독특한 작품이다. 주인공도 없고 화려한 액션이나 뛰어난 사운드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레밍스를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만 하면 된다.
이 타이틀은 일종의 퍼즐게임이다. 레밍스는 맵의 특정 장소에서 끊임없이 줄줄이 걸어 나온다. 그리곤 앞만 보고 무식하게 걸어간다. 앞에 절벽이 있어도, 불바다가 있어도 씩씩하게 걸어간다. 맵에는 온갖 장애물이 등장하고 함정이 있어 레밍스의 목숨을 위협한다. 그러나 목적지는 너무나 멀다. 유저의 할 일은 간단하다. 레밍스가 죽지 않도록 다리를 놔주고 방향전환을 하거나 한 단계 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이다.
레밍스는 무한정 쏟아져 나오지 않고 일정한 숫자만 등장하기 때문에 미션에서 주어진 몇 마리 이상을 생존시키지 못하면 게임은 끝난다. 또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도 갯수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무한정 사다리나 구조물을 사용할 수 없다. 평범해 보이지만 고도의 전략을 요구하는 게임이 ‘레밍스’다. 이 독특한 게임 방식으로 ‘레밍스’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여기서 소개하는 ‘레밍스 3D’는 ‘레밍스’의 과거 영광을 다시 재현하기 위해 개발된 버전이다. 3D가 의미하는 것처럼 과거의 2D 그래픽을 3D로 전환한 것이다. 2차원 퍼즐보다 3차원 퍼즐이 더욱 어려운 것은 당연한 법. 이 작품은 원작과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플레이가 진행되지만 3D였기 때문에 난이도가 무척 높았다.
유저들은 머리가 아파 외면하고 말았는데 여기에는 그래픽을 3D로 옮기면서 ‘레밍스’의 귀여운 모습을 망친 것도 중요한 이유였다. ‘레밍스 3D’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독특한 소재와 게임 플레이 방식으로 많은 개발자들에게 영향을 준 작품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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