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게임전시회 차이나조이가 21일부터 23일까지 상해 신국제전시센터 전시장에서 개막됐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차이나조이는 정부기관인 신문출판총서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 샨다, TQ, 소후 등 중국업체와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를 비롯, 비디오게임 업체인 소니, EA 등 150여개사가 참가, 230여개의 게임을 선보였다.
전시회에 참가한 한국 업체는 NHN, 웹젠, 위메이드, 엔씨소프트, 게임하이,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 리자드인터랙티브 등이며 이날 행사장을 찾은 2만여명의 유저들은 한국 온라인게임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웹젠은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에서 개발중인 ‘일기당천’과 국내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썬’ 등을 선보였다. NHN도 자체적인 부스를 마련, 본격적인 중국 공략을 시도했다. NHN에서 전시회때 선보인 ‘당신은 골프왕’은 기존 MMORPG와의 차별성때문에 중국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엔씨소프트도 신작 ‘길드워’와 ‘리니지2’, ‘리니지’ 등을 선보이며 한국 온라인게임 돌풍의 선봉에 섰다. 위메이드도 ‘크림프’, ‘창천’, ‘산(山, 가제)’ 등 MMORPG 3종을 선뵀으며 넥슨은 MMORPG ‘마비노기’를 내놓았다. 이밖에 게임하이는 ‘데카론’, 현대디지털엔터테인먼트의 ‘시티레이서’, 리자드 인터랙티브의 ‘천도 온라인’ 등 다양한 국산 게임이 중국 게임팬들과 만났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선전도 있지만 중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출품작이 대거 늘어나 눈길을 끌었다. 주최측은 지난해 10여개에 불과했던 중국 자체 게임이 올해 40%가량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업체들이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형 온라인게임을 내놓은 점도 주목할 만 하다.
이밖에 참가 업체들이 자사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도 볼꺼리로 유저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한편 ‘차이나조이’가 온라인게임 위주의 전시회란 점을 감안해도 비디오게임, PSP, 모바일 게임 업체들의 참가가 미비, 반쪽 전시회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비디오게임 업체로는 소니와 EA, 유비아이 소프트 등 만이 참가했으며 지난 E3에서 호응을 받았던 MS조차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특히 PSP와 모바일게임 업체는 한곳도 참가하지 않아 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 MS조차 참가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아무리 중국에서 비디오게임이나 PSP게임이 인기가 없어도 국제 전시회인 만큼 모양새는 갖췄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삼국지 소재 게임으로 한 중 격돌
삼국지로 한국과 중국이 격돌한다. 삼국지를 소재로한 게임이 대거 등장, 유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가운데 이 게임을 개발한 업체들이 한국과 중국으로 나뉘어져 향후 어느 나라 게임이 중국에서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웹젠은 이번 전시회에 삼국지를 소재로한 ‘일기당천’을 선보였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중국에 웹젠차이나를 설립, 현지에서 개발중인 상태다. 세련된 그래픽과 액션성 등을 무기로 들고 나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게임 ‘미르의 전설’로 유명한 위메이드도 ‘창천’을 이번 전시회 주요 제품으로 소개했다. 삼국지를 좋아하는 중국 사람들인 만큼 ‘미르의 전설’의 신화를 다시한번 ‘창천’을 통해 재현한다는 야무진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한창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국 유저들의 성향에 철저히 맞춰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중국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중국 온라인게임 업체인 넷이즈는 ‘삼국지영웅전’을 선보이며 유저몰이에 나섰다. 중국 업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며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특히 ‘용환서유’라는 게임을 통해 이미 중국 유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어 ‘삼국지영웅전’의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인유도 ‘맹장’을 내놓았다. 이번달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준비, 가장 먼저 시장에 내놓는다. 나인유측은 시장 선점 효과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전시회에서 만난 한국 게임업체 관계자는 “삼국지 관련 게임이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개발되고 있는 것이 재미있었다”며 “전시회에서도 이들의 부스가 한 곳에 몰려 치열한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반쪽 전시회
이번 전시회는 비디오게임,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거의 참여하지 않아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150여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여했지만 비디오게임 업체는 10여개에 불과했으며 PSP와 모바일 게임업체는 하나도 보이지 않아 ‘반쪽 전시회’란 오명을 듣게 됐다.
비디오게임 업체로는 소니와 EA, 유비아이소프트 등이 유일했으며 소니와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는 MS는 아예 참가를 하지 않아 지난 E3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줬다. 또 전시에 참여한 소니와 EA 등도 유저를 모으기 위해 특별 이벤트도 개최하지 않아 차이나조이에 대한 냉담한 반응을 엿볼수 있었다.
특히 전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PSP를 홍보하는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아 세계적인 게임 흐름에 접목하고 있는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특히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도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아 주최측이 전시회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비디오게임 업체들이 중국 시장에 대해 냉담한 가장 큰 이유는 불법복제가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비디오게임 중 90% 이상이 불법복제로 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꺽어 놓고 있다. 비디오게임 업체들의 냉담한 반응은 중국 게임 시장이 절름발이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게 한다.
국내 업체 한 관계자는 “상해만 해도 각 가정마다 PS를 갖고 있지만 실제 게임CD는 판매되지 않고 있다”며 “이렇게 불법복제가 심한데도 불구, 중국 정부에서 이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비디오게임 업체들의 적극적인 중국 진출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추세가 비디오게임인데 이에 발맞추지 못하면 절름발이 시장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아워게임 김정호 대표
올해 갑작스런 매출 급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워게임(중국명 롄종)은 최근 새로운 채비를 준비하고 있다. NHN에서 잔뼈가 굵은 김정호 대표이사가 아워게임의 중국 시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1 사분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반토막이 나면서 NHN이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는 지난 5월 중국에서 발생했던 ‘게임머니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했지만 이제부터 아워게임을 중국 제1위의 게임포털로 만들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게임머니 사건은 중국 정부에서 보드류 게임에 대한 도박 규정 등을 실시해 발생했으며 이로인해 아워게임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를 수습하기 위해 김 대표는 동분서주, 결국 중국 정부의 인정을 받게 됐다.
아워게임은 ‘위기는 기회’라는 말 처럼 곧바로 반격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올해 안에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들을 차분하게 실행해 옮길 예정이다.
김 대표는 우선 중국 시장이 국내에서 생각했던 것처럼 만만하지는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국의 보드를 즐기는 유저들은 국내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 현재 ‘두지주’라는 게임을 현지화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두지주’는 중국 내에서 이미 서비스되고 있지만 김 대표는 아워게임의 색깔을 띈 새로운 보드게임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중국 유저들의 취향에 맞춰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인터페이스 등을 단순화시켰다. 국내에 비해 중국 유저들의 성향이 복잡한 것보다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그는 아워게임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중국 전역의 IDC센터에 아워게임 서버가 비치된 이상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중국 전역을 공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다고 그는 내다보고 있다.
기는 “아워게임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기반은 중국내 어느 게임포털들보다 뛰어난 상황”이라며 “이를 적극 활용해 중국 전역을 커버, 아워게임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김 대표가 가장 주력하는 것은 아워게임만의 색깔을 내는 것이다. 커뮤니티형 게임 포털로 아워게임을 거듭 탄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블로거, 길드, 1인미디어 등 다양한 커뮤니티 기능을 포털 안에 삽입시킬 방침이다. 놀거리를 충분히 만들어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사이트로 올 수 있고 특히 커뮤니티를 형성, 충성심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아워게임의 중국내 입지를 키우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면서 올 3 사분기에는 흑자로 전환하고 4 사분기에는 상당한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사람들처럼 보드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고 커뮤니티에 능동적인 유저도 없을 거에요. 올해를 기점으로 아워게임은 상당히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 대표는 매출 신장을 위해 중국 내에서 다각적인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현재 야후차이나와 손을 잡았으며 중국 아마존닷컴인 조이온닷컴과도 제휴를 체결할 계획이다. 또 김 대표는 아워게임이 보유한 전국 모바일게임 유통권을 적절히 활용, 이것을 통해서도 상당 부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RPG게임의 퍼블리싱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비록 인원이 부족해 퍼블리셔의 기능을 완전히 수행하긴 힘들겠지만 여러 각도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중국 온라인게임 회사를 인수, RPG게임인 ‘2.5 스타가든’의 퍼블리싱을 시작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안에 아워게임을 빠르게 변화시켜 중국 내에서 입지를 다져나갈 생각이며 충분히 그런 분위기는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승부수를 던져 내년도에 아워게임의 진가를 보여줄 것”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이모저모
O…더나인 부스에 중국 인기 연예인이 나타나 관람객들이 모이자 중국 공안들이 대거 부스를 에워싸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더나인에 유저들이 몰리면서 호황을 맞은 곳은 맞은편 웹젠 부스. 관람객들이 웹젠 부스까지 차면서 회사측은 자사 홍보물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웹젠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모으기 힘들었는데 더나인 덕분에 돈 한푼 안들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게임 홍보 자료를 보내줄 수 있게 됐다”며 싱글벙글.
O…첫날 2만여명의 관람객이 차이나조이를 참관, 일단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행사장을 찾은 사람들의 불만은 컸다. 전시회장을 구경하고 쉴 장소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뜨거운 태양빛 아래에 그대로 서 있어야 했기 때문. 일부 관람객들은 부스에서 휴식을 취하다 해당 회사로부터 쫓겨나기도. 국내 한 관람객은 “쉴 장소가 마련돼 있지 않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돈을 내고 구경하는 만큼의 서비스는 제공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평.
O…게임속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옷을 입고 연극을 하는 코스튬플레이가 관램객들에게 큰 반응. 기존 전시회의 경우 단순한 코스튬플레이였지만 차이나조이에서는 색다르게 게임속 스토리를 바탕으로 연극을 공연, 많은 갈채를 받았다. 공연을 하는 장소에는 이 연극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만원을 이뤘으며 관람객들은 색다른 기분을 느꼈다고.
한 관람객은 “경극이 발달한 중국이기 때문에 이같은 이벤트가 가능한 것 같다”며 “게임을 좀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고 호평.
O…중국 최대 게임 업체인 샨다가 차이나조이에서도 관람객들이 대거 몰리는 등 큰 인기를 누려 국내 업체들의 부러움을 샀다. 부스를 1, 2층으로 구성했는데도 불구하고 관람객들로 꽉 들어차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이 광경을 지켜본 국내 한 관계자는 “샨다가 이 정도로 중국 유저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줄은 몰랐다”며 “차이나조이를 참관했던 유저들은 대부분 샨다가 나눠준 가방만을 들고 다닐 정도로 각별한 애정이 있는 것 같다”고 질투 섞인 평.차이나조이를 찾은 관람객들은 신규게임을 시연해 보는 것과 함께 참여 업체들이 펼치는 다양한 마케팅 행사로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예외 없이 도우미는 물론 코스튬플레이, 암벽 등반, 게임속 상황 연출, 연주회 등 다양한 볼거리가 등장해 관람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유명 연예인의 차이나조이 방문은 참관한 많은 유저들을 열광시켰다.
NHN은 ‘당신은 골프왕’을 홍보하는 부스에서 전자바이올린 행사를 가졌다. 행사장에서 처음 등장하는 전자바이올린에 관람객들이 호기심을 보이며 몰려들었다. 여기에 맞서 ‘라스트카오스’를 현지에서 서비스하는 엠드림은 보컬 그룹을 등장시켰다. 이들 업체가 음악으로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면 다른 업체들은 자사 게임의 코스튬플레이를 개최, 유저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등 보고 들을 거리가 풍성한 전시회였다.
이와함께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의 등장은 유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서비스하고 있는 더나인은 21일 중국 유명 연예인 엔젤락(張韶涎)을 초빙, 관람객들을 흥분시켰다.
또 한국업체인 게임하이의 온라인게임 ‘데카론’ 부스에는 주성치가 비밀리에 방문했다. 비록 중국 관람객들 앞에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그가 행사장을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계자들이 크게 고무됐다. 또 22일에는 넥슨 ‘마비노기’ 부스에 중국에서 한류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장나라가 등장, 팬들을 열광시켰다.
<중국 상하이 = 안희찬기자 안희찬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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