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하고 획기적인 연구성과 창출, 인력·예산·장비 사용 효율성 증대, 구체적 발전 목표와 계획 등이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의 우열을 갈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비롯한 11개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2004년도 운영성과 평가에서 ‘우수(A)’ 평점을 받았다. 이 중 광주과학기술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7개 기관은 2년 연속 A평점을 받아 2006년도 예산분배와 기관장·임원 연봉(성과급) 책정에서 한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안전성평가연구소는 2년 연속 ‘미흡(C)’ 평점을 받아 상대적으로 작은 열매(예산·임원성과급)에 만족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운영위원회(위원장 임상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는 31일 과학기술부 산하기관 8개, 과학기술계 기초·산업·공공기술연구회 소관기관 22개 등 30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4년도 과학기술계 정부출연연구기관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우수(A)=광주과학기술원은 △능력과 실력 위주 인사관리 △획기적인 특정연구사업 수익 증가(80.4%) △거대 가상 도서관 운영 △영어강의 등에 힘입어 2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뽑히는 영예를 안았다.
ETRI는 중장기 기술개발계획에 따라 목표달성 로드맵을 명확히 제시하고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스템 개발, 초고속 휴대인터넷(WiBro) 시스템 개발 등 대규모 사업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아 B에서 A로 올라섰다.
이 밖에 한국과학재단·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한국생명공학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한국기계연구원·한국생산기술연구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이 2004년 농사(경영 및 연구성과)를 잘 지은 것으로 평가받았다.
◇보통(B)=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소를 비롯한 11개 기관이 B 성적표를 받아 질적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그나마 한국해양연구원·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자력의학원·한국한의학연구원은 C에서 B로 한 단계 올라서며 숨통을 틔웠다.
◇미흡(C)=KAIST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안전성평가연구소가 2년 연속 C를 받은 가운데 고등과학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A에서 C로 급락했다. 이 기관들은 △차등 성과급 비율 확대 △구체적인 발전목표 실천계획 △정보전략계획 △우수인력 수급 등을 서둘러 추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KAIST는 지난해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총장 취임을 계기로 △윤리경영 실천 △e캠퍼스 구현 △재무구조 개선 △여성 과학자 교원 임용 확대 등의 노력을 전개했으나 보통(B)이나 A 평점으로 올라서지 못하고 2년 연속 C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러플린 총장은 계약직이어서 평가 결과에 따른 연봉 책정에 변화가 없지만 나머지 임원은 성과급 책정비율이 떨어지게 됐다.
국과위 운영위는 이번 평가 결과를 기관별 발전·개선방향에 반영하고, 중점연구영역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인력 유동성을 높이고 협동연구를 활성화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한승희 과기부 과학기술정책국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고유 임무와 기능에 부합하는 장기 발전 비전과 전략을 토대로 경영과 연구사업을 추진해 대체로 성과가 양호했지만 특성화(전문화), 인력 유동성, 협업 연구 등의 분야에서 개선할 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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