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상욱 행자부 팀장, 공공사업 `발주혁신`

“이번 분리발주가 왜곡된 국내 소프트웨어(SW) 시장이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공공 프로젝트 사상 첫 ‘상용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로 국내 SW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시스템 구축 사업’. 이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상욱 행정자치부 행정정보화팀장(48)은 이번 조치가 대형 SI업체와 중소 SW업체간 상생의 길을 여는 단초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공공 프로젝트에 있어 관행처럼 계속돼온 ‘턴키 발주’는 담당 공무원 입장에서 보면 사실 편하고 안전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형태의 발주가 계속되는 한, 군소 SW업체에 대한 대형 SI업체들의 제왕적 전횡 고리는 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따라 이 팀장은 정부 부처로는 최초로 ‘분리발주’라는 칼을 꺼내들었다. 그간 SI업체를 통해 어플리케이션과 상용 SW를 함께 발주했던 관행에서 탈피, 이를 각각 분리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 SW업체들은 입찰에서 나름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됐다.

하지만 혁신적 발주에 따른 저항과 부담도 적지 않았다. 그동안은 SI업체가 알아서 만들어 줬던 SW규격 등을 발주처가 일일이 파악해 새로 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제품과 시장에 대한 담당 공무원의 충분한 이해와 학습이 필수다. 물론 기득 SI업체의 반발도 만만찮다. 입만 열면 `국내 SW산업 진흥`을 부르짓는 정보통신부조차 한번도 이같은 발주를 해본 적이 없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정확한 사양 조정을 위해 이 팀장은 해당 업체들에 정보제공요청(RFI)를 발송하고 지난 12일에는 사전설명회까지 열어 업계의 반응을 미리 모니터링했다. 이 팀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SW규격 등에 대한 기술자문을 현재 한국전산원에 최종 의뢰해놓은 상태다. 내달초 공개를 앞둔 제안요청서상에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기술적 오류나 독소 조항 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 팀장은 IT업계에서도 ‘말이 통하는 공무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행정직임에도 불구, 대학(육사 35기)서 전산통계를 전공한 이 팀장은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충남도청에서 정보화담당관과 정보화책임관 등을 역임한 전문가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행자부에서 발주되는 모든 사업은 이제 분리발주로만 진행되느냐는 질문에, 이 팀장은 손사레를 친다. 팀 차원에서 추진했을 뿐, 앞으로 모든 사업에 일괄 적용시킨다는 뜻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솔직히 이번에 팀원들이 너무 고생을 해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건전성과 업체간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분리발주가 공공 프로젝트에 대세로 자리잡아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팀장의 ‘발주 혁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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