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 리스크, 하이 리턴’
올 국내 게임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캐주얼게임이 기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던 게임산업 특성까지 바꿀 새 트랜드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웬만하면 개발비 100억원을 넘겨버리는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프로젝트가 시장에서 통할지를 놓고 고민하는 사이, 30억원 안팎이 드는 캐주얼게임은 특유의 ‘가벼운’ 발놀림으로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주요 게임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완성도가 높은 캐주얼게임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어서 ‘캐주얼게임의 경제학’은 당분간은 게임시장을 지배할 공식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카트라이더’가 교과서= 공전의 히트작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2002년 말부터 개발에 들어가 상용화 시점인 지난해 8월까지 1년 8개월 동안 40억원이 투입된 게임이다. 이는 순개발비만 1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게임 ‘아크로드’의 절반 이하 수준. 게다가 최근 오픈베타서비스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에버퀘스트2 이스트’의 200억원에 비하면 5분의 1밖에 안된다.
그러나 적은 투자비로 건져낸 매출성과는 놀랍다. 지난해 9월 아이템 판매만으로 상용화 한달만에 10억원의 수익을 올렸고, 다시 한달만인 10월에 곧바로 투자비 전체에 근접하는 매출을 끌어냈다. 상용화 1년이 가까워진 지금도 개인이용자 매출만 월 3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PC방까지 합치면 월 60억원을 상회한다. 여기에 PPL 등 간접마케팅 수익까지 합치면 매출은 그야말로 눈덩이처럼 커진다.
◇바통 누가 이어받을까= 이제 관심은 ‘카트라이더’의 인기를 어떤 게임이 이어가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는 삼성디지털솔루션센터가 배급하는 ‘던전앤파이터’, CCR의 ‘뉴포트리스’, 한빛소프트의 ‘신야구’, 그라비티와 손노리 합작 게임포털 스타이리아의 ‘러브포티’, 엔씨소프트의 ‘SP잼’ 등이 꼽힌다.
이들 게임은 하나같이 덩치나 명성에 비하면 지나칠 정도로 ‘부담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더욱 경제적으로는 강점을 가졌다. 이가운데 오픈베타 한달도 안돼 동시접속자수 1만5000명을 기록한 ‘뉴포트리스’는 개발기간 1년반 동안, 겨우 12억원을 투입했지만 기대가치는 투자비의 20배에 가까운 2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캐주얼게임이 구색맞추기용이 아니라 게임시장의 진정한 ‘금맥’으로 통하게 된 것이다.
◇해외 공략에도 유리= 국내에서 성공한 캐주얼게임을 해외시장 히트까지 끌어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라 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높여주는 대목이 바로 세계적으로 캐주얼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 중화권을 제외한 일본, 북미, 유럽에서는 여전히 MMORPG 보다는 캐주얼게임에 대한 수용도가 높게 형성돼 있다. 비디오·PC 캐주얼게임에 익숙해있는 해외 이용자들에게 온라인 캐주얼은 그야말로 혁명에 가까운 매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온라인게임으로 닦아 놓은 해외시장을 이제는 캐주얼게임으로 확대, 공고히 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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