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벤처 보증기관` 재출범 할까

기술신용보증기금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술평가단을 본부급으로 낮추고, 연내 광역별로 5곳에 두기로 했던 기술평가원 설립계획도 이미 출범한 한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내년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벤처활성화 대책을 통해 기술신보를 기술 벤처기업 전문보증기관으로 재출범시킨다는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21일 한이헌 기술신보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 기보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구조조정방침을 발표했다. 이날 한이사장은 구조조정에 따른 대안으로서 박사급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박기영 과학기술정책보좌관은 지난 5월 청와대칼럼을 통해 기술신보의 기술가치 평가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한이헌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이 이날 발표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혁신방안’에 따르면 기술신보는 △본부의 부산 이전 △임직원 연봉 10% 반납 △서울 기보빌딩 등 보유자산 매각과 함께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본부 조직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문제는 조직개편 과정에서 당초 보증조직과 별도로 구성해 강화할 예정이던 기술평가단을 경영지원본부·보증사업본부 등과 동일하게 본부급으로 낮추기로 했다는 점이다. 또 지난 4월 오픈한 중앙기술평가원 이외에 전국적으로 4곳에 추가로 개설하기로 했던 기술평가원을 내년 이후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 확충하기로 했던 기술평가인력을 기존 보증부문 인력으로 충원, 실질적으로 외부 충원은 없는 것이다.

◇기술신보, 어쩔 수 없어=기술신보는 당초 계획과 차질을 빚는 것에 대해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기술신보 고위 관계자는 “프라이머리채권담보부증권(P-CBO) 부실문제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후 전문성 강화할 것=기술신보는 구조조정 후 경영안정을 되찾음과 동시에 기술평가전문기관으로 재정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사급 평가인력을 2009년까지 600명(현행 61명)으로 확대 △이공계인력을 외부자문위원 활용 등에 나설 예정이다.

기술신보 관계자는 “정부가 기술평가보증에만 주력하라고 한 이상 기술평가 전문성 강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며 “일단 올해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면 내년 이후에는 예정됐던 기술평가원 설립 및 인력충원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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