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 업계 "초심으로 돌아가자"

初心으로 돌아가자...직원교육 강화 등 조직정비에 부산

`회사 설립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갑시다.`

 회사 덩치가 1000억원대로 커지며 세계 디지털 셋톱박스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한 국내 업체들이 최근 들어 ‘정신 재무장’에 들어갔다.

 올해 설립 8년차를 맞는 현대디지탈테크는 1주일 전부터 전 임직원이 ‘PASSION 2005’ 배지를 달고 다닌다. 가온미디어는 이달 중순 코스닥 상장과 함께 임직원에게 사업 초기의 벤처정신을 잃지 말아 줄 것을 주문했다. 코스닥 등록은 회사 성장의 한 단계일 뿐 성장의 끝이 아님을 강조했다. 홈캐스트도 성과주의 도입으로 느슨해지기 쉬운 조직에 벤처정신을 재주입하고 있다.

 업계가 이렇게 정신 무장에 나선 것은 회사가 나이를 먹을수록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기 때문. 앞만 보며 고도성장을 구가해 왔지만 조직을 재정비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세계 셋톱박스 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변화 속도도 이전보다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지핀다.

 임화섭 가온미디어 사장은 “벤처정신은 야성이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힘”이라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초심 그대로의 벤처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어느 기업이나 열정을 갖고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 하는 것은 숙제”라며 “디지털 셋톱박스 산업은 계속 성장해 가는 분야로 이제까지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고, 직원 역시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는 점에서 ‘초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현대디지탈테크(대표 정규철)는 올해로 설립 8년차를 맞는 중견기업이다. 현대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가 전신으로 국내 셋톱박스 시장을 일군 초기 멤버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주부터 정규철 사장의 지시로 전 임직원이 노란색 배지를 착용하고 있다. ‘PASSION, 열정 2005’라는 문구가 새겨진 배지다. 회사 건물에도 동일한 문구의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신규시장 진출에 앞서 정신력도 가다듬고, 열정적으로 매진해 보자는 의미가 함축돼 있다”는 것이 이 회사 이경재 전무의 말이다.

 올해 4년차인 가온미디어(대표 임화섭)는 지난 12일 코스닥 시장에 등록하면서 조직강화 및 직원교육을 공언했다. 이 일환으로 ‘Fellowship day’를 개최, 수평조직 간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는 등 조직체계를 다잡고 사외강사를 초빙해 1∼2시간 교육을 받기로 했다. 가온미디어는 또 철저한 성과시스템을 통해 초기 벤처정신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홈캐스트(대표 신욱순)도 개인·팀별 철저한 성과주의로 직원 동기부여에 나서고 있다. 올 초 목표와 성과를 토대로 능력별 차등적용이 원칙이다. 영업인력이나 대외홍보인력은 넥타이 차림의 양복도 필수다. 회사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격식도 필요하다는 지적에서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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