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SKY 프로리그’에서 대기록이 나왔다. KTF매직엔스의 페넌트레이스 16연승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이다. ‘2004 SKY 프로리그’ 3라운드의 정규시즌 8연승에 금번 시즌의 8연승을 포함해 16연승이다.
이미 30년 가까운 역사를 쌓아온 프로야구에서도 정규시즌 16연승의 기록은 지난 86년 삼성라이온스가 딱 한번 세운바 있다.그런데, 이제 겨우 3년차인 프로리그에서 이같은 기록이 나온데다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KTF매직엔스는 ‘게임계의 레알 마드리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많은 특급 스타를 거느린 명문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KTF에는 ‘폭풍저그’ 홍진호, ‘영웅토스’ 박정석, ‘몽상가’ 강민, ‘불꽃테란’ 변길섭, ‘목동저그’ 조용호, ‘귀족테란’ 김정민 등 특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하는 데는 여러가지 지표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결정적인 것은 뭐니 뭐니해도 ‘머니’다. 굵직한 대회 본선에 꾸준히 오르며 종종 상위에 입상하는 선수들은 모두 최고의 개런티를 받고 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명이었으나 갑작스레 두각을 나타내는 신인이 있다면 게임단 관계자들은 실력과 스타성, 가능성과 함께 몸값을 타진한다. 프로세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KTF의 대기록 달성은 사실 꾸준한 투자와 그에 따른 책임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많은 투자로 특급 선수를 다소 확보하는 노력 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인지 KTF는 16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고도 그다지 즐거워 하지 않는 듯하다. ‘2004 SKY 프로리그’ 3라운드 때 전승 우승의 문턱에서 KOR 팀에게 패해 그 빛이 바랬던 기억이 생생한 때문이다.
이번에도 관심은 KTF가 과연 전승 우승의 신화를 쓸 수 있을까로 모아진다. 그런 때문에 억대 연봉 선수들의 어깨는 더욱 무겁다. 프로의 세계는 돈이 말을 하고,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실력이요, 결과요, 성적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아직 16연승기록만으로는 배가 고프다.
더구나 아직은 KTF의 전승 우승이 쉬워 보이지만은 않는다.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전통의 강호 한빛스타즈와 GO의 추격이 무섭고, 라이벌인 SK텔레콤T1의 막판 스퍼트가 예사롭지 않다. 여기에 중위권을 이루고 있는 팬택앤큐리텔과 이고시스POS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과연 어떤 팀의 어떤 선수들이 제대로 ‘밥 값’을 하게 될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이다.
<게임해설가 엄재경 next_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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