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과학기술관련 단체들이 28일 ’초·중등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과학기술인 100만인 서명운동 및 포럼’을 개최한 것은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 과학기술 단체들은 이날 현행 제7차 교육과정에서 과학 교과목이 축소된 이후 학생들의 기초과학 수준이 크게 떨어졌다며 이달 말로 예정된 교육과정 개편안에서는 이를 바로잡아 줄 것을 교육부에 요구하고 나섰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한국물리학회, 대한화학회, 한국생물학협회, 한국지구과학회, 전국자연과학대학장협의회, 전국공과대학장협의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과학교육학회,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등 비중 있는 단체들이 참석했다니 교육현장의 위기 의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이들은 기초 과학기술 비중 축소를 막기 위해 뜻을 모아 청와대, 국회, 교육인적자원부에 건의문을 보내는 한편 과학교육 혁신을 위한 대국민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이 같은 과기 단체의 주장에 대해 교육부는 “주 5일제 수업 대비를 위한 교육과정 개정을 추진중이지만 과학 교과 시간 축소를 검토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 현행 교육과정의 틀을 유지하면서 광범위한 여론수렴과 합의를 거쳐 개정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실이 그렇다면 정부가 과학기술단체들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명확한 방침을 거듭 밝혀 이로 인한 대립이나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교육부가 만약 이와 다른 구상을 하고 있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다. 우선 지난 2000년 시행된 제7차 교육 과정에서 과학과목의 비중과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고 이번에 또다시 이를 축소할 경우 참여정부 국정지표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잘 아는 것처럼 참여정부는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을 12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제2의 과학기술입국 건설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이므로 과학기술진흥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가경제 성장을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공계 살리기와 이공계 공직특채로 우수한 인력이 이공계에 진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과학기술 부총리제를 도입해 국가 연구개발과 기초기술 연구에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교육부가 곧 있을 교육과정 개편에서 기초 과학과목의 비중과 시간을 줄이려 한다면 같은 정부 안에서 정책이 박자가 맞지 않는 셈이다. 이는 정부에 대한 정책 혼선과 불신을 가져올 수도 있다. 또 과학기술 교육을 우리가 경시하게 된다면 앞으로 제2, 제3의 황우석 교수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는 나오기 어렵게 될 것이고 우리의 미래도 암담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런 분위기 때문이지 지난 20일에는 전국 200여명의 대학 교수가 모여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을 출범시켰다. 이들은 과학기술이 그 나라의 흥망을 좌우해왔으며, 우리가 세계 IT강국이 되고 세계 최초로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도 과학이 원동력이 됐다면서 한국이 과학기술 1등 국가로 발전하는 데 일익을 담당하자는 것을 발족 취지로 내걸었다.
27일에는 열린우리당이 과학기술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과학기술 발전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과학기술 발전을 통한 국부창출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우리의 기초과학교육이 국가 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려면 미래를 생각하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과학교육 정책을 입안해야 하며, 특히 초·중등 기초과학 교과 이수 비중을 줄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지식과 기술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확고한 비전과 구체적인 기초과학 교육안을 제시해 과학기술이 국가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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