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이너]신이-"신이표 웃음 한껏 만끽하세요"

“벌써 여러 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개봉을 앞두고는 늘 떨려요. 흥행 여부요? 짐작도 못하겠는걸요.”

지난 9일 개봉한 영화 ‘간 큰 가족’에서 북한 곡예단원과 탁구 선수, 아나운서 등 1인 10역을 해내며 영화 개봉 외에 또 따른 화제를 불러 일으킨 ‘신이’는 개봉 후 느낀 소감과 흥행 예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 하지원의 친구로 등장해 주목받기 시작한 신이(25. 본명 장승희)는 이후 ‘색즉시공’, ‘낭만자객’, ‘B형 남자친구’, ‘신석기블루스’ 등 여러 영화에서 코믹하고 밝은 캐릭터로 충무로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감초같은 연기자다.

# 곡예단원에서 아나운서까지 1인 10역 화제

영화 ‘간 큰 가족’은 아버지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가족들이 통일자작극을 벌이는 황당한 내용. 어쩌다 보니 자작극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영화 속 북한의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하는 캐릭터가 그녀의 역이다.

고공점프를 마다않는 북한 곡예단원에서 탁구 대표 선수로, 그리고 조선중앙TV 아나운서까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야하는 이 캐릭터는 그녀의 연기력을 단적으로 보여준 말 그대로 ‘신이의 캐릭터’였다. 주위에서는 “이처럼 완벽하게 소화할 만한 배우는 신이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주인공 감우성의 놀라운 코믹 연기 변신, 온몸에 흘러 넘치는 끼를 가진 김수로, ‘니들이 게 맛을 아느냐’며 껄껄대는 신구 등 쟁쟁한 출연진에 ‘코믹 연기의 절대 강자’ 신이까지 가세해 촬영장 분위기는 한마디로 폭소무대였다.

“배우들끼리 모여서 토크박스도 하고 게임도 하고 촬영 분위기는 최고였어요. 수로 오빠의 애드립 때문에 웃느라 고생 좀 했죠. 제가 애드립으로 호응하기도 했고요. 수로 오빠랑은 호흡이 척척 맞아요.” 촬영장 분위기가 흥행 성적을 좌우한다는 속설이 그대로 들어맞은 듯 영화 ‘간 큰 가족’은 꾸준한 관객몰이를 하며 여름 극장가를 달구기 시작했다.

그녀가 ‘간 큰 가족’에 출연하게 된 것은 의리 때문이다. 신이를 대중에게 각인시킨 영화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이 직접 제작한 첫 작품으로 평소 연예인 사이에서 의리있기로 소문난 그녀는 시나리오를 읽어본 후 “정말 재미있겠다”는 한마디로 시간 끌지 않고 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녀는 “단순히 재미만을 추구한 영화가 아니라 가족간의 사랑과 감동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라고 생각됐기 때문”이라며 뒤늦은 영화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개봉을 앞둔 지난 5월 초에는 교통사고를 당해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당시, 목과 허리 통증으로 보호대까지 착용한 상황에서도 영화 후시녹음에 참가해 맡은 책임감과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었다. “이 영화에 출연하고 애쓰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 분들이 다 같이 시간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죠. 저 하나 때문에 스케쥴을 미루는 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 ‘연기파 배우’ 신이 될 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준 신이의 코믹하고 능청스런 이미지와 실제 모습은 많이 다르다. 개그맨처럼 달변에 가벼워 보일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차분하면서 말 수도 적다. “많은 분들이 밝은 성격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약간 내성적인 편이죠.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말도 잘 안하고요. 친한 사람들과 있어야 말도 하고 표정도 밝아져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이 뜬 이후 몇몇 쇼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섭되됐지만 주목받지는 못했다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아프고 힘들어도 카메라가 돌면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자평한다.

‘간 큰 가족’의 개봉과 동시에 그녀는 또 한 편의 영화를 준비 중이다. ‘가문의 영광’ 후속편인 ‘가문의 영광 2’에서 칠공주파 출신의 탁재훈 부인 역을 맡아 다시금 ‘신이 표 웃음’을 전국민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연예인이라는 말은 아직 어색하고요. 배우라는 말이 가장 듣기 좋아요. 저는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니까요. 나중에라도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 붙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더욱 열심히 할께요.”

화려한 주연 배우가 아닌 양념처럼 영화에 맛을 더해주는 그녀의 연기에서 이미 ‘연기파 배우 신이’라는 호칭은 어색하게 들리지 않는다.

<임동식기자 임동식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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