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올 들어 35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전신주 정비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KT를 제외한 통신사업자,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등 한전 전신주를 사용하는 사업자들이 투자비용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올 3월부터 서울·수원·부산 등 3개 지역에서 각 100∼200개 전신주에 대해 시범적으로 공가 설비 정비를 진행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말까지 시범 정비를 마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 정비 모델을 세워 내년 모든 전신주에 대한 공가 설비 정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전 전신주 정비계획 비용을 분담해야 하는 KT를 제외한 통신사업자와 SO들의 투자비용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한전은 그간 통신사업자에 통신망 유지 보수 책임을 담당케 해왔으나 이번엔 직접 한전 주관으로 시범정비에 나섰다. 정비에 드는 비용은 통신사업자 및 SO가 부담한다.
통신사업자의 한 관계자는 “200개 전신주의 케이블을 정비하는 데 통신사업자당 적게 잡아 3000만∼4000만원이 든다”며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전신주 정비에 5∼6개 통신사업자와 SO가 참여해야 해 단순 계산으로도 200개 전신주 정비에 최소 1억 5000만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전국에 700만개 전신주를 운용하고 있으며 이 중 통신사업자 케이블을 설치한 수가 200만개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업자 한 관계자는 “정비 대상 전신주가 100만개에는 못 미치겠지만 50만개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3500억원 이상의 정비 비용 부담이 통신사업자에 지워질 전망이다.
한전은 전신주 정비 일정은 연말께 통신사업자와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며, 일부 통신사업자는 매년 10∼15% 점진적인 정비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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