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규모 충격…과잉규제 논란

KT와 하나로텔레콤이 다름아닌 보편적 서비스인 시내전화 부문서 지난 2003년 담합한 행위가 드러나고 공정거래위원회 설립 이후 사상 최대의 과징금을 받았다는 불명예를 떠안게 될 경우, 통신시장은 큰 후폭풍에 시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공정위가 이같은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은 통신사업자들을 봉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사업자들의 억울한 사정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돼 결과가 주목된다.

◇사상 최대 과징금 상정 어떻게 나왔나=공정거래법 19조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조항을 위반한데다 KT가 시장 절대적 사업자로서의 지위를 남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공정위측 설명이다.

 지난 2주간 KT와 하나로텔레콤은 담합의 종결시점을 집중 소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합 개시 시점은 2003년 8월 1일로 두 회사는 당해 4월부터 6월까지 시내전화 실무 담당자와 임원이 회의를 거쳐 하나로텔레콤의 가입비와 기본료 등을 인상했다. 실제 하나로는 무료이던 초고속인터넷 가입비를 3만원으로, 기본료는 1000원을 올려 4500원으로 책정했다. 그런데 하나로는 지난 1일 기본료를 다시 4000원으로 내렸다. 공정위가 판단한 담합 기간은 21개월로 추정된다.

 KT의 연간 시내전화 매출은 1조1000억원, 하나로텔레콤은 3600억원 규모다. 시내전화 매출의 2∼3%와 약 21개월의 담합 기간이 포함돼 과징금이 부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자들의 주장=KT는 당시 부도 위기에 몰렸던 하나로텔레콤을 지원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유효경쟁체제 정책을 수립해 시장경쟁을 활성화에 나선 정통부의 행정지도를 겨냥한 자체적인 판단이었다는 것.

 정통부는 2003년 7월 유효경쟁정책을 새로 수립, 들고 나왔고 후발사업자 육성을 통한 경쟁활성화로 소비자 후생을 도모한다는 취지에서 번호이동성제를 마련했다. 8월부터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가 실시됐고 KT는 그 카드에 맞춰 하나로와 논의 테이블을 열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민영화의 길을 걷고 있던 KT가 정부의 지도만으로 답합을 유도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정통부 역시 “담합과 행정지도는 구분돼야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반면 KT 내부에서는 정통부에는 섭섭함을, 하나로에는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후폭풍 거셀 듯=한국YMCA연맹은 “가구당 통신비 지출이 소득의 7%로 올라 국민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요금 담합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엄중 처벌을 요구했다.

 이 같은 지적은 이후 통신시장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작용, 각종 요금 정책에 소비자 권리보호의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산업육성과 규제를 한 손에 틀어쥐고 있는 정통부에 대한 원망과 이에 따른 규제기관과 피규제업체간 불신의 벽도 높아질 전망이다.

  정지연·손재권기자@전자신문, jyjung·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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