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디지털방송을 볼 수 있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시대가 열렸다.
DMB는 이른바 ‘휴대이동방송’이라는 전혀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이다. 세계적으로도 노키아 진영의 ‘DVB-H’, 퀄컴의 ‘미디어플로’, 일본의 ‘ISDB-T 기반 이동수신’ 등이 휴대이동방송 시장을 노리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위성DMB와 지상파DMB를 두 축으로 세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있다. 이들 서비스가 조기 안착에 성공할 경우 향후 세계 시장을 선점할 호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국내 위성DMB사업자인 티유미디어는 이달 1일 본 방송을 시작했다. 위성DMB의 경우 일본 MBCo가 지난해 10월 본 방송에 들어가 ‘세계 처음’이란 타이틀을 가져간 상황이다.
서영길 티유미디어 사장은 “휴대폰에서 디지털방송을 본다는 의미에서 티유미디어가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일본 MBCo는 아직도 차량용 단말기와 전용 단말기만 시장에 출시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상파DMB는 유럽의 디지털오디오방송(DAB)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발전시킨 규격이다. KBS, MBC, SBS, YTN DMB, KMMB, 한국DMB 등 6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이 본 방송을 위한 마지막 준비에 한창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일단 7월부터 기존 지상파방송 콘텐츠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지만 DMB를 위한 자체 콘텐츠 제작 공급 등 본격적인 시장 공략 시점은 올 연말로 잡혀 있다. YTN DMB, KMMB, 한국DMB 등도 서비스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며, 올 연말이면 6개 사업자가 모두 본 방송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6개 지상파DMB 사업자들은 최근 통일된 의사결정기구인 ‘지상파DMB특별위원회’를 설립하고 초기 시장 안착을 위해 현안 해결에 발벗고 나섰다.
DMB는 2010년에 총 1조4000억원의 서비스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DMB 단말기가 휴대폰과 결합해 이른바 지상파DMB폰, 위성DMB폰이 시장에 자리잡을 경우 2010년 연 1조3000억원의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휴대폰시장에서 DMB가 카메라폰에 이은 차기 킬러로 나설 경우의 전망으로 연 1400만대 이상인 휴대폰 내수 시장규모를 감안할 때 실현 가능한 수치다.
세계 DMB 단말기 시장도 2007년까지 최소한 약 3500만대의 단말기가 판매되고, 이를 통해 총 52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의 30배 규모인 연간 50조원 이상의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국내 경제 파급효과도 무한하다. DMB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모두 6년간 총 14조7000억원의 생산을 유발할 수 있는 성장동력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같은 기간 연 16만3600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무료로 제공될 지상파DMB는 새로운 보편적 서비스로 자리잡는다. 휴대폰 결합 단말기를 이용하면 언제나 수신이 가능해 재난방송으로도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개인용 방송으로서 연령·계층별 정보격차 해소에도 큰 도움을 줄 전망이다.
장밋빛 전망과 함께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위성DMB의 경우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방송 4사가 최근 지상파DMB의 정상화 시점까지 경쟁매체인 위성DMB에 방송 콘텐츠를 재송신하지 않기로 합의함으로써 콘텐츠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티유미디어의 주주사들과 주거래은행 등이 지상파방송 재송신이 안될 경우 추가 증자나 차입 제공을 꺼리고 있어 추가 자금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지상파DMB는 중계망 구축과 단말기 유통망 확보라는 현안을 안고 있다. 지하철 등 음영지역에서 지상파DMB 수신을 가능케 하기 위해 중계망이 필요한데 이를 구축하는 데 드는 자금이 지상파DMB 사업자에게 버겁기 때문이다. 정확한 자금 수요전망은 나와 있지 않지만 수도권에서만 최소 3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또한 지상파DMB 단말기 유통망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지상파DMB폰의 경우 이동통신사업자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아직 어느 이통사로부터도 유통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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