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HSDPA 저가 정액제 왜?

 SK텔레콤이 3.5세대 초고속 이동통신인 HSDPA 서비스에 대해 저가의 정액 요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요금’이 서비스 활성화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 결국 세계 1위의 브로드밴드 인프라를 갖추게 된 요인이 ‘정액제’라고 분석되듯 최대한 저가의 정액 요금제를 도입, 차세대 서비스 가입자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결국 초고속 데이터 이동통신 요금시대를 앞서 실현, 경쟁 서비스인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초기에 진압하겠다는 것이다.

 ◇완전 정액제(?)=SK텔레콤이 저가의 정액 요금제를 도입한다고 하더라도 초고속인터넷과 같은 완전 정액 요금제 도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DSPA는 대역폭이 넓어 이용자가 많을수록 원가가 떨어지는 구조로 돼 있지만 무선서비스이기 때문에 완전 정액 요금제는 ‘돌아오는 화살’이 된다.

 SK텔레콤 EVDO 가입자 1000만명 중 약 50만명은 정액 요금제에 가입돼 있다. SK텔레콤은 적극적인 정액 요금제 마케팅은 하지 않았다. EVDO는 이동형 데이터와 영상서비스의 ‘유아기’라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HSDPA는 다르다. 영상전화는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이고 HSDPA는 14Mbps의 속도로 데이터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WCDMA로 인해 이동통신 서비스의 진화는 시작된다.

 SK텔레콤은 저가 정액 요금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WCDMA에 HSDPA 서비스를 얹어 차세대 서비스로의 마이그레이션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수조원 단위의 3G 투자 부담을 저가 정액 요금제를 통한 가입자 확보로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말 그대로 초고속 데이터 이동통신 정액 요금제를 통해 와이브로와 경쟁하겠다는 셈이다.

 ◇한국이 3G 실험대=내년부터 SK텔레콤은 HSDPA와 와이브로에 동시 투자가 이뤄지게 되면 동기, 비동기식 3G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계 유일의 사업자가 된다. 동기식과 비동기식 이동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핸들링한 경험이 있는 사업자도 없다. SK텔레콤이 처음이다.

 이동통신 업계의 화두였던 CDMA와 WCDMA의 핸드오프(WCDMA망과 CDMA 망을 모두 지원하여 통화 끊김 현상을 방지)를 해결한 바 있는 SK텔레콤은 △영상전화가 과연 킬러 콘텐츠가 될지 △해외 로밍이 수익을 가져다 줄지에 대해서도 세계적인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은 ‘기술의 공존’을 주장했다. CDMA와 WCDMA(HSDPA). 그리고 와이브로 사업권을 갖고 있으며 각각의 시장에서 킬러콘텐츠와 수익구조를 발굴해야 한다. 벤치마킹 대상이 없다. SK텔레콤이 성공적으로 실험을 할 수 있을지, 서비스 중 한두 개 서비스가 좌초할지는 시장의 선택에 달려 있는 셈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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