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하이디스가 회사의 운영자금과 매각 당시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2000억원에 달하는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 2003년 초 중국의 비오이(경동방)에 매각할 당시 해외 자본의 국내 유치라는 매각 취지는 퇴색되고 기술만 넘겨줬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비오이는 하이디스 인수 이후 국내에 투자를 확대하지 않고 중국 베이징에 5세대 LCD 생산법인인 비오이오티를 설립하면서 비오이하이디스로부터 1억2500만달러를 가져가 하이디스 매입대금 1억5000만달러를 거의 대부분 회수해간 상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비오이하이디스는 지난 4월 12일 600억원, 5월 6일 1400억원 등 총 2000억원의 무보증 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이와 관련, “600억원은 운영자금, 360억원은 시설 투자, 나머지 1040억원은 매각 당시 국내 금융권에게 빌렸던 신디케이트론을 상환하는 데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오이는 지난 2003년 하이디스를 인수할 때 총 매입자금 3억3800만달러(4145억원) 가운데 1억5000만 러만 실제 매입자금으로 지급했을 뿐 나머지 1억8800만달러는 외환은행 등 국내 채권단이 제공한 신디케이트론을 이용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오이는 하이디스를 인수한 후 국내 투자를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매입대금까지모두 뽑아 간 상태”라며 “비오이하이디스의 이번 사채발행은 합법적인 자금조달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점은 없지만 결과적으로 2500만달러에 국내 LCD업체와 기술을 넘겨준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비오이하이디스는 자체 자금 5000만달러, 기술 이전료 7500만달러 등 총 1억2500만달러를 비오이 중국 자회사인 비오이오티에 출자해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가동에 들어간 비오이오티는 비오이하이디스의 기술 인력들이 대거 투입돼 라인 셋업이 이루어졌으며 지난 4월 10만대의 17인치 LCD패널을 출하, 월 2만5000장을 생산하는 데 그치고 있는 중국 상하이의 SVA-NEC보다 훨씬 빠르게 라인이 안정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오이오티의 제품 개발 등도 비오이하이디스가 주축을 이룬 가상 조직인 비오이전략사업조직(SBU)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비오이 측은 중국에 투자를 집중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차기 라인 투자 등 대규모 투자는 하지 않는 대신 일부 라인 개조를 통해 중소형 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비오이하이디스는 “매각 당시 1억5000만달러를 내고 1억8800만달러는 부채로 안기로 한만큼 반드시 중국 자본으로 부채를 갚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며 “비오이오티에 출자한 1억2500 만달러는 미래를 내다보고 지분을 산 셈이기 때문에 회수라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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