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PC가 처음 등장한지 20년을 맞았다. 노트북 기원과 관련해서 의견이 분분하지만 지금과 같은 휴대용 개념의 첫 상용 모델은 지난 85년 도시바가 선보인 ‘T1100’ 이라는 게 정설이다. 당시 도시바는 제품 뿐 아니라 ‘노트북(Note Book)’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주목을 받았으며 이 후 노트북은 랩톱· 포터블PC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다. 노트북 탄생 20년을 맞아 도시바 그룹 아츠토시 니시다 CEO(61)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PC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 봤다. 니시다 사장은 지난 3월 도시바의 총괄 사장으로 새로 부임했으며 지난 해 1월 PC사업 총괄을 맡은 후 만성 적자에 허덕이던 사업 부문을 흑자로 전환시켜 ‘흑자 제조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해 기준으로 전세계 PC시장의 13%대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델·HP에 이어 ‘빅3’에 랭크돼 있다.
◈도시바 그룹 니시다 아쓰토시 총괄 사장
= 늦었지만 도시바 그룹의 총괄 사장 취임을 축하한다. PC부문 장이 대표로 부임한 것은 이례적인데. 배경은.
- PC 부문을 맡을 때 적자 규모를 가진 이 사업을 흑자로 전환 시킨 성과를 인정받은 듯 하다. 당시 도시바의 전세계 생산 시설을 중국으로 통합해 규모의 경쟁을 실현했던 점을 높게 평가했다. 일본 등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PC 제조 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저가 모델은 대만 업체에 위탁하는 방법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결국 PC사업 부문의 실적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런 과감한 비즈니스 전략이 낮은 성장세를 지속하는 일부 사업 부문에도 활용되길 바라는 것 같다.
= 노트북이 소개된 지 20년이다. 20년을 한 마디로 평가하면.
- 노트북은 불과 20년 만에 다양한 IT기기를 대표하는 정보화 도구가 되었다. 흔히 노트북 하면 가볍고 편리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데 이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게 도시바다. 85년 모습을 드러낸 첫 노트북 모델 ‘T1100’은 지금의 이미지와 제법 차이가 나는 두께 7cm· 무게 6kg에, AT급 CPU· 3.5인치 플로피 디스크(FDD)를 탑재했다. 도시바는 이 제품을 개발하면서 얇고 가벼운 느낌을 보다 잘 전달해 줄 수 있는 ‘노트북’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20주년을 맞아 도시바 노트북 사업을 한마디로 평가하면 도시바 노트북의 역사가 곧 노트북 역사라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
= PC시장이 재편 중이다. 도시바의 사업 전략은
- 미국과 대만· 중국 업체의 저가 노트북 공략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지는 상황이다. 이에 맞서기 위해 노트북의 디자인과 기술개발은 일본 본사에서 담당하고, 제조 공정을 중국으로 완전 이전해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또 AV 멀티미디어와 보안 기능 등을 탑재한 첨단 노트북 기술을 기반으로 노트북 시장에서 비교 우위를 지켜 나가겠다. 급격한 가격 인하가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유지하는 길이라고 본다
= 좀 더 구체적으로.
- 새로운 개념의 AV PC ‘코스미오’ 라인업과 함께 전략적으로 ‘얇고· 가벼운 (thin & light)’ 라인업을 구축해 프리미엄 시장에 도시바를 포지셔닝할 계획이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주년 행사 때 선보인 7.2인치 999g의 초경량 미니 노트북 ‘리브레또 U100’ 과 전면 두께를 9.9mm로 줄인 12.1인치 초슬림형 노트북 ‘포테제 R200’ 등도 이런 맥락에서 개발된 제품이다. 도시바는 이미 메인보드 고집적 설계 기술, 고밀도 마운팅 기술, 침수 방지 기능, 3차원 가속도 센서와 같은 도시바 만의 기술(Toshiba Easy Guard System)을 확보해 노트북에 있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들어가는 게 도시바의 궁극적 비전이다.
= 경쟁사와 비교해 도시바의 강점은
-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노트북PC 개발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끊임없는 연구와 기술 개발을 통해 전세계 노트북PC의 역사를 선도해 왔다. 또 폭넓은 제품 군으로 지난 94년부터 7년 연속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도시바 노트북PC의 불량률은 1% 미만에 불과하다. 안정성과 편리성을 가장 중시하는 제품 생산 철학이 도시바 노트북의 인기 비결이다.
= 도시바 한국 법인의 평가
- 2002년 도시바가 한국 시장에 진출해 불과 3년 만에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특히 한국 시장은 ‘테스트 마켓’으로 불리고 있다. 변화무쌍한 한국 시장에 성공적인 진입을 하게 된 요인으로는 한국 환경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국 CEO를 앉힌 게 주효했다는 게 본사의 판단이다. 도시바 코리아의 차인덕 사장은 도시바 현지 법인 중 이례적으로 현지인이 CEO로 앉은 케이스로, 성공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계기로 다른 해외 지사에서도 현지인을 CEO로 임명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 한국 전자업계에 하고 싶은 말
-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전자업계의 미래는 결국 기술 개발에 달려있다. 한국 IT업계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기술 개발 뿐이다. 미래 기술 흐름을 예측하고, 발 빠르게 준비할 수 있는 과학 기술 인력 육성과 투자 만이 지금의 IT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니시다 사장은
니시다 아쓰토시 사장은 지난 75년 3월 도시바에 입사해 유럽지사 수석 부사장, 미국 지사 정보 시스템 사장을 거쳐 95년 PC사업부에 조인했다. 이어 2000년부터 본사 수석 부사장을 맡은 데 이어 2004년 PC&네트워크 사장으로 임명됐다. 지난 3월,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오카무라 타 사장을 잇는 도시바의 그룹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됐다. 니시다 사장은 지난 해 1월 PC사업 총괄을 맡은 후 당시 적자투성이던 PC사업을 불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해 주목을 끌었다.
◈도시바 그룹은
130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바는 디지털미디어, PC & 네트워크,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 전략·사회 시스템, 네트워크 인프라 부문 등 7개의 사업 단위가 독립된 법인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일본 내 100여 개의 계열사를 비롯한 유럽· 미국· 호주· 중국 등 전 세계 각지에 300여 개에 이르는 현지 법인과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중 PC&네트워크 분야는 최첨단 노트북 등 핵심 제품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집중해 도시바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데 일익을 맡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2년 현지 법인을 세우고 불과 2년 만에 외산 노트북 1위, 전체 노트북 업계 3위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해 도시바 그룹은 매출 58조 3600억 원을 올렸으며 PC&네트워크와 관련해서는 델(16.9%), HP(14.9%)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 있다.
◈도시바 노트북 20년
20∼30대의 젊은 세대가 가장 갖고 싶은 선물로 빠지지 않는 게 휴대폰· MP3와 함께 노트북이다. 노트북은 특유의 이동성과 휴대성으로 얼리어답터와 직장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디지털 기기가 되었다. 지금과 같이 가볍고 편리한 이미지의 노트북을 처음으로 선보인 게 바로 도시바다.
도시바는 지난 85년 4월 휴대용 PC ‘T1100’을 세상에 처음 선보였다. 당시 노트북은 두께 7cm, 무게 6kg에 달했으며 AT급 CPU, 주변 장치로 3.5인치 플로피디스크(FDD)를 탑재했다. 이어 10MHz의 인텔 8086 프로세서· 1MB 메모리에 2.7Kg의 초경량 무게의 ‘다이나북’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노트북 ‘명가’로 이름을 날렸다. 이 제품으로 휴대용 PC 시장을 석권하면서 ‘노트북’이라는 도시바의 고유 이름은 ‘휴대용 PC’의 대명사가 되었다.
도시바는 세계 노트북 PC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업체답게 ‘세계 최초, 세계 최대’ 라는 수식어가 붙은 제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 96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브급 노트북으로 출시된 ‘리브레또’ 시리즈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노트북이었던 ‘포테제 R100’은 ‘들면 부러질 듯한’ 두께로 주목을 받은 모델이다. 최근에는 컨버젼스 시대에 맞춰 세계에서 처음으로 AV 노트북 ‘코스미오’를 시장에 선보이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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