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클린 문화 캠페인](4)역기능 유형별현황④개인정보 유출

 12일 정통부는 인터넷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인터넷상에서의 주민번호 보호 수단 사업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라인에서 실명 확인 및 성인 인증 등의 용도로 보편적으로 사용돼온 주민등록번호의 오·남용 문제가 심각해 이를 대체할 본인확인정보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였다.인터넷에서 주민번호는 더 이상 신분 확인용으로 적절치 않다는 것을 정부와 사업자 모두 인정한 셈이다.

◇인터넷에 내 정보가 떠다닌다= 정통부의 이번 대체 수단 논의는 인터넷에서 타인의 주민등록 번호를 도용해 회원 가입을 하거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가 필요 이상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하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비 대면으로 실명을 확인하는 인터넷 환경에서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악용되는 사례는 빈번하다.

KT문화재단이 최근 전국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인터넷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입은 응답자는 15.8%에 달했다. 피해자의 96.2%는 주민번호 등 개인 신상 정보 유출에 해당했다. 특히 연령별로 살펴봤을 때 40대의 경우 계좌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금융정보가 유출됐다는 응답자도 14.6%로 드러났다. 금융정보 유출은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보 수집자, 개인정보 관리 소홀= 민간 기업이 인터넷 회원 가입시 주민번호 외에 개인의 정보를 불필요할 정도로 자세히 요구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에 대한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심지어 공공기관들조차 개인 정보 관리에 무관심하다. 최근 지문날인반대연대 등 시민단체들이 대통령 직속기구 및 정부부처 100곳의 홈페이지를 조사한 결과 33곳에서 개인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된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던져줬다. 또 전국 118개 지방자치단체 사이트 중 71%에서도 개인 정보가 노출돼 있었다. 이들 공공기관 사이트에서는 공문서 등에 주민번호를 공개하거나 프로그램 관리자의 관리 미비로 공개되지 말아야 할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사용자 노력 등 시급=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는 2∼3년 전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제정 작업에 착수했으나 당초 예상보다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국회에 무려 3개의 법안이 제출됐으나 결국 2개 법안은 폐기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개인정보보호법 제정도 시급하지만 사용자들의 인식 개선도 필수불가결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무심코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전에 한 번쯤 주의를 기울여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정통부가 추진 중인 온라인에서 개인을 안전하게 식별·인증할 수 있는 본인확인정보 역시 기업과 사용자 모두 불편을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유경기자@전자신문, yukyung@

 

 전자신문 KT문화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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