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콘텐츠 중심의 신성장 사업 전략 구체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콘텐츠 공급채널을 하나로 통합하고, 독자적인 DRM과 검증체계를 도입하는 멀티 채널 콘텐츠 매니지먼트 프레임워크(MCCMF)를 구축하기로 했다. 내년 2분기께 도입될 MCCMF는 콘텐츠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유통 시장 독점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MCCMF 왜 구축하나=MCCMF는 EVDO, WCDMA 등 이동전화 무선인터넷과 티유미디어를 통한 위성DMB, SK커뮤니케이션즈의 유무선 포털 등 콘텐츠 유통 채널을 통해 IHQ, 엔터테인먼트 펀드,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의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SK텔레콤의 비즈니스 밸류 체인을 통합·관리해 주는 역할을 한다.
콘텐츠의 생산(IHQ와 티유 독자 채널 등), 유통, 소매(SK텔레콤·티유·IHQ), 수금(SK텔레콤 카드자회사 추진중)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SK텔레콤이 확보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콘텐츠 사업전략에서 유통 분야의 기본 프레임이 되는 셈이다.
이는 SK텔레콤의 가입자 1900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음악, 영화, 방송프로그램 등의 각종 콘텐츠를 다루게 된다. 독자 DRM와 검증 기능은 콘텐츠의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 같은 시스템 도입은 SK텔레콤의 단말기 사업 매각에 이어 콘텐츠 중심의 신규 사업 전략을 본격화하는 맥락으로 풀이된다.
임종태 플랫폼연구원장은 “다양한 채널을 통한 콘텐츠 확보와 콘텐츠의 안정성·일괄관리체계를 확보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통시장 독점 우려=업계는 독자적인 콘텐츠 유통 프로세스를 확립하려는 SK텔레콤을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유통의 독점’이라는 역효과가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음악서비스 ‘멜론’은 정액제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도입과 콘텐츠 보호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타 서비스와의 호환성 결여로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고 콘텐츠 권리자들이 SK텔레콤에 끌려다니는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한 온라인 음악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MCCMF의 정확한 형태가 나와 봐야 알 수 있겠지만 SK텔레콤의 독자 DRM 정책이 음악 외 다른 장르로까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전체 콘텐츠 시장의 입장에서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듯 현재까지 유일한 성공작으로 꼽히는 애플 아이튠스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아이튠스가 아이팟에서만 음악을 이용하는 폐쇄정책으로 유료 다운로드 시장의 65%를 차지하자 권리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형 음반사들은 아이튠스의 비호환성과 가격·요율 등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아이튠스의 비중이 워낙 높아 음원 공급 철회를 무기로 삼을 만한 여력도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 “독자 추진과 협력, 병행할 것”=SK텔레콤은 MCCMF 구축에 대해 독자적 밸류 체인 확보의 의미도 있지만 다른 사업자와의 전략적인 협력도 병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이미 KTF와 LG텔레콤의 서비스 플랫폼 담당자와 미팅을 갖고 MCCMF 구축에 따른 이통사 간 협력 이슈 해결을 위한 대화 채널을 열어 놓았다.
이들과의 협력은 특히 위성DMB폰 서비스에 DRM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과제나 다름없다. 애플리케이션의 단말기 적용을 위해선 제조업체와의 협력도 필수적이다. 아울러 애플, MS 등 기존 DRM 주도권을 가진 강자들과 전략적으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사업화 단계에서 다양한 우군 확보를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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