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전자 수출 왜 `주춤`거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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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년여 가까이 계속된 원화절상, 고유가 현상과 수년간 진행돼온 생산기지 해외 이전에 따른 디지털전자 분야의 수출 감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올 2월 디지털전자 수출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지만 이는 구정 연휴 등 계절적 요인 때문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번 4월 수출 감소는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됐다. 전문가들은 4월 수출이 0.5% 줄어든 것은 사실상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브레이크 걸린 디지털전자 수출=작년 디지털전자산업 수출은 총 965억달러로 전년 대비 29.5%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월별 성장률은 원화절상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서 지난해 12월 2.7%로 한 자릿수로 뚝 떨어졌고 올 1분기 성장률 역시 5.3%에 그쳤다. 4월에는 -0.5%로 반전됐다.

 수출이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도 디지털가전 제품과 정보기기 제품의 수출 감소율이 반도체, 휴대폰 등의 증가세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품목별 수출입을 보면 휴대전화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냉장고, LCD 및 PDP TV 등 6∼7개 품목만 증가했을 뿐 MP3플레이어, 디지털방송수신기, 에어컨, 아날로그TV 등 20개 이상 품목이 작년 동기에 비해 수출이 감소했다.

 ◇MP3 플레이어 종주국에서 수입국으로 전락=4월 수출이 감소한 것은 원화절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조립제품의 경우 해외 생산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진행돼온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영향도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노트북PC 생산기지를 모두 중국으로 옮겼으며, LG전자와 삼보컴퓨터 역시 지속적으로 생산기지를 중국이나 멕시코 등으로 옮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P3 플레이어의 경우 종주국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업체들의 생산이 해외에 집중되다 보니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또 기업들의 해외 이전에 따라 연결 매출은 늘어났지만 본사 매출은 줄어드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 찾아야=업계에서는 디지털전자 수출을 다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을 통해 국내를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기지로 확대하고 개인멀티미디어단말기(PMP)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 국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LCD, 반도체 등 핵심 산업과 이에 따른 장비, 부품소재 산업을 육성해 가전 제품이 빠져나간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김영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현재의 수출 감소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단기적인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며 “가격 경쟁력이 아닌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 수 있도록 산업구조를 전환하는 동시에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휴대폰, 반도체, LCD 등과 관련된 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산업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개최할 업종별 간담회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해 디지털 전자 수출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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