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의 아성에 가려져 저가 호환칩 업체로만 알려져 있던 AMD가 서버 칩 ‘옵테론’의 성공으로 인텔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제 AMD는 옵테론 개발에 수년 동안 1억 달러를 들인 노력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옵테론은 웹 사이트 운영에서부터 복잡한 수치 계산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핵심 컴퓨팅 업무를 처리하는 고성능 컴퓨터인 서버의 칩 신제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AMD는 옵테론으로 비록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조금 빼앗는 데 그쳤지만 인텔이 무려 10억 달러와 10년 가까운 기간을 투입해 개발한 ‘아이테니엄(Itanium)’의 빛을 바래게 했다.
아이테니엄에 대한 기업 고객의 열의는 미적지근한 반면 AMD의 옵테론은 40억 달러 서버칩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AMD는 옵테론의 듀얼코어 기종을 출시해 또한번 기술 신화를 이룩했다. 듀얼코어 버전은 하나의 칩에 2개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칩이나 같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에 따르면 옵테론은 출시 후 지금까지 2년 정도 기간에 서버칩 전체 판매량의 5%를 차지했다. 이는 현금, 엔지니어, 제조, 고객 충성도면에 우위에 있는 거대 기업이라도 작은 경쟁사에게 뒤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AMD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인텔 폴 오텔리니 사장으로부터 나왔다. 그는 지난 1월 직원용 사내 블로그에서 옵테론에 대해 “이는 인텔이 개척한 시장에서 최초로 의미있는 경쟁 제품이다. 시장 점유율을 잃는 것은 싫지만 경쟁사가 매우 강력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썼다.
인텔은 지난 2000년 출시된 아이테니엄을 AMD와 다른 방식으로 개발했다. 인텔은 아이테니엄을 기존 32비트 프로세싱과 호환 불가능한 64 비트 칩으로 설계한 것이다. 그 결과 아이테니엄 고객은 아이테니엄에 맞는 새 소프트웨어를 구매해야 했다. 인텔은 소프트웨어도 64 비트로 신속히 전환되고 소비자에서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아이테니엄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AMD의 설계자는 이 같은 예상에 대해 “인텔이 10년만에 가장 큰 전략적 실책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옵테론 개발팀은 제조와 관련된 문제에 봉착했다. AMD는 옵테론을 데스크톱 컴퓨터 업체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생산할 수 없었다. 때문에 AMD는 데스크톱용보다 적지만 더 비싸게 판매되는 서버칩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드디어 AMD는 지난 2003년 4월 옵테론을 출시했다. 이 회사는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설계함으로써 서버칩 시장에서 인텔의 독점적인 지배를 부술 수 있었다. 옵테론의 성공은 일부 닷컴 ‘난민들’을 다시 AMD로 끌어들였다.
옵테론 디자인 팀원이었던 맥그로스 엔지니어는 “AMD는 오로지 아이디어로 승부한다”며 “사람들은 약자를 응원하는 속성이 있어 강자를 이긴 성공의 맛은 더욱 더 달콤하다”고 밝혔다. 현재 IBM, HP,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옵테론 서버를 판매중이다.
인텔과 AMD 두 업체는 최근 듀얼코어 칩을 출시했다. 분석가들은 AMD의 칩 디자인 접근방법을 높이 평가하고 있지만 AMD가 그러한 방식으로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늘릴 지는 불확실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AMD 마이어 엔지니어는 “AMD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 앞에는 경쟁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국제 많이 본 뉴스
-
1
'오징어게임2' 엇갈린 외신 반응 “날카로움 잃었지만…”
-
2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3
“한국인 섭섭할 소식”… 이탈리아 “푸른꽃게, 먹어서 없앤다”
-
4
'아기 매머드' 5만년 전 그대로 꽁꽁 얼었다
-
5
'파나마 운하' 달라는 트럼프, 그린란드 또 눈독… “파는 거 아냐”
-
6
'38명 사망' 아제르바이잔 비행기 추락 사고, 원인은 새떼?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9
골 넣자 단체로 파시스트 경례한 관중들…왜? [숏폼]
-
10
中, '가짜 배' 착용하고 만삭 사진 찍는 유행? [숏폼]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