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들의 한국 내 R&D센터 설립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비영리 종합민간연구소인 바텔연구소가 한국화학연구원 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KIT)와 손잡고 오는 2007년 전북 정읍에 흡입독성 합작연구소(Joint Research Center)를 설립한다.
바텔연구소는 안전성평가연구소와의 합작연구소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에너지, 안보, 나노 등의 분야에서 국내 정부 출연연 및 민간기업연구소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2일 방한한 리처드 C. 아담스 바텔연구소 부사장은 “흡입독성 분야 공동연구를 위해 안전성평가연구소와 올 초 MOU를 교환한 데 이어 투자 예산과 연구소 고용 인원 등 세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방문했다”고 말했다.
동물 독성시험연구기관인 안전성평가연구소는 전북 정읍시 신정동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주변 4만5000여 평 부지에 지난 2월부터 제2캠퍼스를 건설 중이며 이 곳에 흡입독성시험연구동을 별도 건립할 예정이다.
바텔연구소와 안전성평가연구소는 미국 식약청(FDA)의 기준에 맞게 연구동 설계 컨설팅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07년 개원 시기에 맞춰 안전성평가연구소 내부 직원 외에 25∼30명의 연구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신규 채용 인력 중 30%는 미국 바텔연구소에서 데려오며 나머지 70%는 한국에서 현지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아담스 부사장은 “한국, 일본, 중국 중 한 곳에 바텔연구소 아시아 종합 분원 설립을 추진 중이며 KIT와의 협력을 계기로 한국 정부 및 민간기업과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며 “한국은 특히 나노 등 신소재와 에너지, 안보에서 강점이 많다”고 평가했다.
한편 바텔연구소는 국가안보, 보건·생명 과학, 에너지·환경, 교통·우주, 신소재 등에 강점을 지닌 종합연구소이자 미국 5대 정부출연연의 위탁관리를 맡고 있는 비영리 민간법인으로 연간 30억달러의 R&D예산을 운용하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인터뷰-리차드 아담스 바텔연구소 부사장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나 IBM, HP처럼 현지 R&D센터에서 거둔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가는 대신 현지에 재투자하는 장기적(long-term)인 투자 정책을 가져갈 계획입니다.”
2일 한국안전성평가연구소(KIT)와의 합작연구소 설립 계약을 위해 방한한 리처드 C. 아담스 바텔연구소 부사장은 KIT에 이어 앞으로 한국 정부 및 기업, 대학 등과 연구 협력을 폭넓게 이어가길 희망했다.
아담스 부사장은 최근 한국 정부가 해외 R&D센터 유치를 위해 각종 지원 정책을 구사하는데 대해 “대체적으로 좋다”고 평가한 뒤 “설립 초기에 세제나 법규 등의 완화 정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한국에 들어오려는 기업이 좋은 파트너를 선정해서 되도록 현지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10∼20년 후 아시아 지역이 과학기술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이며 이를 대비해 아시아 분원을 설립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을 차례로 방문해 시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는 아담스 부사장은 “이번 방한 기간 중 한국에 R&D센터를 세울수 있는 인프라, 정부의 지원책, 환경 등을 집중 조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바텔연구소 유치로 한국이 얻게 되는 이익은 뭘까.
이에 대해 아담스 부사장은 바텔연구소가 동북아 분원에 전수하게 될 각종 첨단 연구기법과 미 정부출연연 위탁운영을 통해 얻은 연구소 관리 노하우를 첫번째로 꼽았다.
“바텔연구소는 연간 30억달러의 막대한 연구 예산을 운용하면서 75년간 흑자기조를 유지해 온 세계 최고의 연구소입니다. 한국이 바텔연구소를 유치하게 되면 생명공학, 에너지, 소재, 안보 등 종합적인 분야에서 바텔이 쌓아온 기술을 이전받고 공동연구를 통해 중국,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바텔연구소와 동반 진출함으로써 한국이 취약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아담스 부사장 일행은 이번 주 과학기술부, 국회 등 정부 기관과 대전 대덕R&D특구의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에너지연구원, 한국안전성평가연구소, LG기술연구소, 현대자동차 연구소, 삼성SDI, 포스코, 고려대학교 등을 방문한 뒤 7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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