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김창훈
한국커머스넷과 전자신문이 공동 주관하고 한국전산원과 서울대학교 e-비즈니스기술연구센터가 후원하는 ‘제31차 e-Biz클럽 토론회’가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차세대 인터넷을 통한 e비즈니스 성장 전략’을 주제로 열렸다. 시장조사기관 KRG의 김창훈 이사의 주제발표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새로운 인터넷 환경에서 e비즈니스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 위주의 접근에서 벗어나 기존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업계 대표들은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에 연연하지 말고 최대한 자율성을 보장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날 토론 내용을 요약한다.
◇사회(이상구 서울대 교수)=인터넷 환경이 나날이 진화하면서 e비즈니스도 새로운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유비쿼터스 확산을 비롯해 DMB 같은 신규 서비스의 도입은 e비즈니스업계에게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로 인식된다. 먼저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을 들어보자.
◇라봉하(정보통신부 과장)=환경 변화에 따라 e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한다. 새로운 환경 속에서 e비즈니스 기업들이 동반 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결국 1등만이 살아남는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할 것이다.
따라서 정통부는 보다 다양한 e비즈니스 모델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도연구반을 구성해 법제상 보완점을 찾고 있다. 단발성 사업보다는 근본적인 개선 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차세대 인터넷 환경의 도래를 바라보는 기업의 상황은 어떠한가.
◇최재현(NHN 이사)=우선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인터넷산업은 고성장 단계에서 침체기로 접어든 것이 아니라 과도한 기대가 꺼지면서 위축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국내 인터넷산업은 빠른 속도의 발전이 이어지고 있으며 적어도 인터넷 부문 만큼은 국내 흐름이 미국 등 해외 동향을 앞선다.
이처럼 인터넷은 우리가 앞서고 선도할 수 있는 산업이 확실하지만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전화로 범죄 모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지만 인터넷을 통해 범죄모의가 이뤄지면 모든 잘못을 인터넷으로 돌리는 풍토는 분명 잘못됐다.
◇이상규(인터파크 사장)=정책 입안자들의 산업에 대한 신뢰도도 부족하다. 정부가 시장과 소비자들을 믿어야 한다. 시장 경쟁 논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쪽으로 유도해야지 엉뚱한 규제를 남발해서는 안된다. 시장 경쟁 속에 각종 문제점들은 차차 보완될 것이다.
◇황종성(한국전산원 단장)=업계와 정부가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은 우리가 성공했던 사례에 매달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성공의 덫’에 걸려서 미래 대응에 늦어져서는 안된다.
차세대 인터넷은 RFID로 대변되는 유비쿼터스컴퓨팅과 그리드·웹서비스 등이 통합·발전하는 네트워크컴퓨팅 두가지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같은 차세대 환경이 도입될 수록 신뢰성과 개방성은 그 중요성을 더해갈 것이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제도적인 틀을 바꿔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시스템에 대한 신뢰도가 전제되지 않으면 성공은 힘들다.
◇이준기(연세대 교수)=초기 e비즈니스 사업에서처럼 e비즈니스를 오프라인 비즈니스와 떼놓고 생각하는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아햐 한다. e비즈니스는 단순히 오프라인상의 모델을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정부와 업계가 손잡고 성공적인 e비즈니스 사례를 발굴해서 경영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e비즈니스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e비즈니스는 자연스럽게 ‘필요한’ 사람에 의해 ‘필요한’ 방향으로 도입될 것이다.
◇이홍규(하나은행 부장)=경영자 교육의 중요성에 동의한다. 경영자들은 e비즈니스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 기간에 많은 효과를 얻기만을 바란다. 온라인뱅킹의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경영자들은 아직 e비즈니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경영자의 e비즈니스 마인드가 중요하다.
◇사회=업계의 차세대 e비즈니스 준비작업은 어떠한가.
◇최재현=NHN의 경우 게임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해외 진출은 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지 국내 시장의 성장이 한계에 달했다는 이유에서는 아니다. 아직 국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e비즈니스의 특성상 ‘성장’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인식 아래 신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이홍규=유비쿼터스 시대에 맞춰 유통 부문과 제휴해 결제 프로세스 개선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표준화를 비롯해 몇 가지 장애 요소는 풀어야 할 숙제다. 개방형을 유지하면서 표준화된 네트워크가 만들어져야 진정한 차세대 e비즈니스로 이동할 수 있다. 전산원을 중심으로 표준화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 물론 후발 업체가 무조건 선발업체를 따라가야 하는 식의 표준화는 지양해야 한다.
◇사회=오늘 토론을 통해 정부와 업계 모두 차세대 인터넷 환경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닌 개방성과 자유경쟁, 협업모델 등 시장 환경 개선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앞으로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차세대 인터넷을 통해 성공적인 e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할 수 있는 환경 구축에 힘써야 하겠다.
정리=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주제발표 -김창훈 KRG 이사 chkim@krgweb.com
국내 e비즈니스산업은 지난 1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34% 성장한 314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딴판이다. 국내 e비즈니스 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외형 성장은 지속됐지만 실제 e비즈니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열매’를 따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업계는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형 쇼핑몰 중 일부는 사업 자체를 넘기거나 접었다. B2B 분야도 몇몇 업체만이 수익을 거두고 있을 뿐 대다수 기업들은 변변한 거래실적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몇 가지 국내 e비즈니스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로 집약된다.
우선 e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다. 투명성 제고와 인터넷사업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회 전체의 투명성이 확고하게 보장될 때 인터넷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상거래를 통한 사기 사건이 빈발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에 대해서는 인터넷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다.
B2B 분야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기존 관행과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특정 시장이나 특정 산업에 치우친 편중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인터넷 산업이 전체 산업을 견인시키는 파괴력은 여전히 타업종에 비해 미미하다. 이는 국내 인터넷 산업이 특정 분야로 편중됐고 선두기업과 하위 업체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이다.
특정 분야 편중도 문제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가 주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된 것은 균형적 발전이란 측면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셋째,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e마켓플레이스 분야의 경우 소모성 자재 분야를 제외하고 원부자재 분야 거래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도 가격 외에는 차별화 요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태생적으로는 갖고 있는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킬러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넷째는 체계적인 성과관리다. 그간 e비즈니스 투자는 수익성을 따지기 전에 무조건 따라 하자는 인식이 팽배했다. 때문에 e비즈니스 투자에 대한 엄격한 성과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할때 인터넷 비즈니스는 그 자체로서의 부가가치는 물론이고 기존 산업에 더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과거 1단계 인터넷 정책과 전략이 인프라 구축에 집중됐다면 향후 2단계 전략은 e비즈니스를 통해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또한 한국에서 검증된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진출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주제발표
-김창훈 KRG 이사 chkim@krgweb.com
국내 e비즈니스산업은 지난 10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는 전년 대비 34% 성장한 314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전체 상거래 대비 전자상거래 비중을 의미하는 전자상거래화율도 지난 2003년 14%에서 2004년에는 17%로 증가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딴판이다. 국내 e비즈니스 시장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외형 성장은 지속됐지만 실제 e비즈니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열매’를 따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업계는 만성적인 적자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대형 쇼핑몰 중 일부는 사업 자체를 넘기거나 접었다. B2B 분야도 몇몇 업체만이 수익을 거두고 있을 뿐 대다수 기업들은 변변한 거래실적조차 올리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산업 차원의 e비즈니스 활용 효과가 예상보다 미약하고 중소기업은 여전히 e비즈니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실제 전자상거래진흥원 보고서에 따르면 가격·조건협상·입찰·계약·수발주 처리 등의 단계 중 하나라도 전자적으로 시행하는 기업의 비율이 대기업은 41.4%에 달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16.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몇 가지 국내 e비즈니스 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로 집약된다.
우선 e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다. 투명성 제고와 인터넷사업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회 전체의 투명성이 확고하게 보장될 때 인터넷의 가치는 극대화된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상거래를 통한 사기 사건이 빈발하면서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에 대해서는 인터넷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다.
B2B 분야는 공급자와 수요자간 기존 관행과 구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해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특정 시장이나 특정 산업에 치우친 편중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인터넷 산업이 전체 산업을 견인시키는 파괴력은 여전히 타업종에 비해 미미하다. 이는 국내 인터넷 산업이 특정 분야로 편중됐고 선두기업과 하위 업체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때문이다.
특정 분야 편중도 문제다.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가 주로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집중된 것은 균형적 발전이란 측면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셋째,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e마켓플레이스 분야의 경우 소모성 자재 분야를 제외하고 원부자재 분야 거래는 여전히 침체돼 있다. 인터넷 쇼핑몰 시장도 가격 외에는 차별화 요소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이 태생적으로는 갖고 있는 내재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선 ‘킬러 콘텐츠’ 개발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넷째는 체계적인 성과관리다. 그간 e비즈니스 투자는 수익성을 따지기 전에 무조건 따라 하자는 인식이 팽배했다. 때문에 e비즈니스 투자에 대한 엄격한 성과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같은 점들을 고려할때 인터넷 비즈니스는 그 자체로서의 부가가치는 물론이고 기존 산업에 더 많은 부가가치를 제공하는 수단이 돼야 한다.
과거 1단계 인터넷 정책과 전략이 인프라 구축에 집중됐다면 향후 2단계 전략은 e비즈니스를 통해 우리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돼야 한다. 또한 한국에서 검증된 다양한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과 콘텐츠를 해외 시장에 진출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진: 한국커머스넷과 전자신문 공동 주관으로 2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31차 e-Biz클럽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자유경쟁 환경 속에서 차세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e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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