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로 대변되던 방송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한 디지털케이블방송의 안착이 쉽지 않다.
지난 2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이 본방송을 시작, 국내 디지털케이블방송 시대를 개막한 후 3개월이 지났으나 이후 다른 SO의 본방송은 이어지지 않고 있다. 드림시티방송, 강남케이블TV, 큐릭스,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이 3∼4월을 목표로 본방송을 준비했지만 다음달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케이블방송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케이블방송은 기존 아날로그 가입자를 전환하는 작업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라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하나씩 문제를 풀어가야 과실을 딸 수 있다”고 말했다.
◇CJ케이블넷의 2월 돌풍은 잠잠=CJ케이블넷은 2월 양천구에서 방송을 시작하며 2주 동안 1800세대를 확보, 예상을 훨씬 웃도는 성과를 나타냈다.
강명신 CJ케이블넷 과장은 “3월 들어 50대 이상의 가입자들 중 디지털방송 조작이 어렵다며 해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CJ케이블넷의 디지털케이블 가입자수는 2300세대다.
CJ케이블넷은 6월 북인천지역, 8월 부산·경남지역 본방송에 나설 계획이다. CJ케이블넷의 고민은 목동을 포함하는 양천구가 서울지역 중에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디지털방송에 대해 거부감이 적은 지역이지만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다는 점. 지방의 아날로그 가입자들을 1만5000∼2만4000원에 달하는 디지털방송으로 끌어들일 유인책이 마땅치 않다.
◇다른 SO들은 여전히 준비중=당초 3∼4월 본방송 일정을 잡았던 드림시티방송, 강남케이블TV, 큐릭스, 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은 한달에서 반년 정도 일정이 늦춰질 전망이다.
드림시티방송과 강남케이블TV는 2월 말 방송위원회에 이용약관 승인 신청을 냈으나 서류미비 등으로 몇 차례 보정 요구를 받아, 본방송이 연기된 상태다. 큐릭스는 이달 초에야 이용약관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씨앤앰은 2월 말에 신청한 후 지난달 돌연 신청을 철회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방송위는 서류에 문제가 없다면 가능한 한 빨리 승인을 내준다는 방침”이라며 “드림시티방송, 강남케이블TV, 큐릭스 등은 이르면 이달 말에 승인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DMC나 HCN 등은 올 하반기 본방송을 준비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최초란 타이틀을 CJ케이블넷이 가져간 이상, 다른 SO들로서는 서둘러서 본방송을 시작하기보다 준비를 충실히 하는 데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전망=SO들의 고민은 기존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들을 디지털케이블방송으로 끌어올 ‘킬러콘텐츠’가 없다는 데 있다. 지역별로 편차가 있지만 국내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들이 월 4000∼1만원을 지불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시청료가 1만5000원 이상인 디지털방송으로 쉽게 옮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 디지털 전환에 따른 화질 향상만으론 이를 보전하기란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더욱이 SO의 고선명(HD)방송은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SO 일각에선 방송위, 정통부 등 관련 기관이나 부처가 정책적인 지원에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 디지털케이블방송 안착은 국내 DTV 산업 진흥에도 직결되는만큼 SO만의 문제로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방송위는 현재 SO의 디지털방송 안착을 위해 디지털케이블셋톱박스 임대 사업 등 실현 가능한 지원책을 검토중이다.
성호철기자@전자신문, hcs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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