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톱PC 수요 살아난다

1분기 판매량 2000년 이후 처음 20~30% 증가

데스크톱PC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주요 PC업체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던 데스크톱PC 판매량이 지난 1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업체마다 무려 20∼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데스크톱PC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해 더 성장하기 힘들고, 대체 제품인 노트북PC에 밀려 점차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을 뒤엎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13일 IDC와 업계 전문가들은 1분기 수요 상승분 대부분이 기업과 공공보다는 소비자 부문에서 발생한 사실을 들어 올해를 기점으로 1999년과 2000년 두 해 동안 폭발적으로 늘었던 데스크톱PC 교체 수요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1분기 데스크톱PC만 16만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1분기 10만8000대, 4분기 10만7900대에 비해 30% 가량 상승한 규모다. 삼보는 지난 1분기 노트북PC 판매도 급상승해 데스크톱·노트북PC를 합쳐 처음으로 분기 실적이 20만대를 넘어섰다.

 올 초 IBM과 분리된 LG전자는 1분기 7만8000대의 데스크톱PC를 공급했다. 이는 LG와 IBM의 판매량을 합산했던 작년 4분기의 4만7900대는 물론이고 작년 1분기 5만8000대보다 20∼30% 늘어난 수치다. 노트북PC도 4만8000대로 지난해 4분기 3만5000대와 비교해 큰 폭으로 성장했지만 데스크톱PC의 성장세에는 못 미쳤다.

 한국HP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0% 정도 많은 7만5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HP는 작년 1분기에 6만2000대, 4분기에 4만8000대 정도 파는 데 그쳤다. 특히 대부분의 매출을 기업이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해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HP 측은 “일반적인 PC 교체 주기는 3, 4년 정도지만 PC 용도가 인터넷 서핑에 치중되면서 지금은 4, 5년 정도로 늦춰졌다”며 “국내는 1999년과 2000년에 PC 수요가 집중적으로 몰려 올해부터 사실상 교체 수요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중견 컴퓨터 업체인 주연테크가 지난 1분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0% 정도 상승한 9만5000대를 판매하는 등 대부분의 PC업체가 ‘데스크톱PC 시장이 정체’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작년 1분기 26만대에서 올해 1분기에는 30만대 이상 판매하는 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권상준 IDC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데스크톱PC 수요를 잠정 집계한 결과 급등한 게 사실”이라며 “이런 흐름은 데스크톱·노트북PC 시장이 차별화되고 있으며 올해를 기점으로 데스크톱PC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실질 데이터”라고 진단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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