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NHN, 닮은 듯 다른 행보

포털 업계 맞수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NHN의 ‘닮은 듯 다른’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시가총액에서는 1조3000억원(NHN)과 3000억원(다음)으로 큰 차이가 나지만 두 회사는 여전히 인터넷 포털 1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두 회사의 최근 행보는 일치되는 점이 많아 화제가 되고 있다. 사옥 이전은 물론 경영제체와 비슷한 해외사업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서만 바꿔 유사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책임경영체제 구축=우선 글로벌 사업에 따른 경영체제 개편이 거의 동시에 이뤄졌다. 두 회사 모두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위해 조직구조를 사업 영역별로 나눴다. 지난 3일 다음이 먼저 조직을 △뉴미디어 국내/해외 △뉴커머스 △뉴파이낸스 등 4개 핵심사업 부문으로 나누고 부문별 책임경영자를 배치했다. 그러자 NHN도 7일 책임 경영을 위해 사업 영역별 각자 대표제를 도입키로 하고 최휘영대표로 하여금 국내 사업을 총괄토록 했다. 다른 점은 NHN의 김범수사장이 해외 사업에 주력키로 한데 반해 다음의 이재웅사장은 예상을 깨고 해외 부문을 외국인(알프레드 톨)에게 맡기고 자신은 뉴미디어 국내 부문을 챙기기로 한 것.

◇해외 사업에 총력=해외 사업에 승부수를 던진 두 회사는 지난해 대규모 해외 투자를 단행했다. 비즈니스 모델로 NHN이 온라인 게임을, 다음이 인터넷 포털을 각각 선택한게 다를 뿐이다. NHN은 지난 해 6월 1억 달러를 들여 중국기업(하이홍)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현지에서 게임 포털 아워게임(렌종)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도 10월 1억 달러 가까운 자금을 들여 미국의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양사는 일본에도 각각 진출했다. 일본에서는 다음이 합작법인 타온을 설립한데 반해 NHN은 최근 현지법인 네이버재팬과 합병한 NHN재팬을 운영하고 있다.

◇승부는 두고 봐야=두회사는 오는 7월께 본사가 있는 서울 테헤란로도 동시에 떠난다. 당초 계획보다 2,3년 앞당겨 다음은 서울 서초동으로, NHN은 경기도 분당으로 각각 사무실을 이전키로 한 것. 지난해에도 비슷한 시기에 본사의 지방 이전을 선언하기도 했다. 다음이 본사와 연구소를 2007년까지 제주도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하자, NHN도 기다렸다는 듯이 연구소를 춘천으로 옮기고 이어 분당에 30층 규모의 사옥을 짓기로 한 것. 두 회사는 또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명한 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올해부터 각각 연결재무제표를 도입키로 했다.

다음과 NHN은 물론 외관상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전략을 수행하는 세부 전술에서는 큰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지금은 NHN이 ‘뜨고’ 다음이 ‘주춤’ 하고 있지만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점에 비춰 볼 때 두 회사의 최종 승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종윤기자@전자신문, jy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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