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리, 코스닥시장서 퇴출

 안철수연구소와 함께 국내 안티바이러스 시장을 이끌었던 하우리가 ‘코스닥 상장 폐지’란 불명예를 안고 퇴진한다.

하우리의 퇴진은 11일 코스닥시장본부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예고됐던 하우리를 이달 20일 상장폐지 조치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하우리의 소생 가능성에 대한 재감사가 이뤄졌으나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의 감사 의견이 변경되지 않음에 따라 결국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정리매매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극심한 출혈경쟁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안업계는 업계 최초의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상장폐지라는 사태를 맞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우리가 퇴출당하게 된 배경은 △안티바이러스 백신 판매가 부진해지면서 2003년 8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지난해 63억원까지 줄었고 △영업이익도 10억원 이상의 적자로 돌아서는 등 극심한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후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슈퍼개미’ 경대현씨를 끌어들였으나 제휴 역시 실패로 끝났다. 특히 지난 연말 충북 청주 소재 영화관을 130억원에 매입해 사업 다각화를 모색한다는 결정이 하우리의 퇴출에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 측은 “재감사 이후에도 경영진의 진술과 관련 증빙 자료들이 번복되는 점 등을 들어 재무제표 전체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관련 회계기록의 부실로 이사회 결의, 지출 결의, 입출금 증빙 확인 등 감사 절차를 취하지 못했다"고 감사의견 거절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우리는 우발채무 충당금 등 125억원을 손실 처리하는 등 감사의견 변경을 위해 노력했으나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

보안업체 한 사장은 “정리매매 기간 동안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로 마음만 먹는다면 주인 없는 하우리를 불과 몇 억원으로 확보할 수도 있는 길이 열렸다”며 “향후 결과에 따라 보안업계에 새로운 지각변동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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