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커의 본고장 미국에서 포커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2003년 세계 최고 규모의 상금과 전통을 자랑하는 ‘월드시리즈 포커대회’에서 순수 아마추어 포커인이 우승을 차지한 점과 2001년부터 소형 렌즈를 게임 테이블에 부착해 각 플레이어들의 패를 TV시청자들이 볼 수 있게 한 점이 큰 역할을 했다.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에 있는 비니온 호스슈 호텔에서 1970년부터 매년 한번도 빠짐없이 개최되고 있는 월드시리즈 포커대회는 해마다 수많은 명승부와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내는 세계 최고 권위의 대회다. 비니온 호스슈 호텔은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호텔치고는 시설과 규모면에서 작지만 월드시리즈 포커 대회를 개최한다는 점 하나만으로 라스베이거스 최고 유명 호텔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을 정도다.
앞서 언급했듯 2003년에는 인터넷으로 접속한 크리스 머니메이커 선수가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고 지난해에는 참가인원 2500명, 우승상금 500만 달러라는 엄청난 규모를 뽐냈다. 1, 2, 5회 우승자인 자니 모스를 비롯해 도열 브런슨, 스튜 엉거, 바비 발드윈 등 포커계의 전설적 승부사들은 모두 이 대회 우승자들이다.
이밖에 월드 포커 투어, 얼티메이트 포커 챌린지, 슈퍼볼 포커, 월드 포커 클래식 등 라스베이거스는 거의 매일이라 할 만큼 크고 작은 수많은 포커대회가 열리는 포커도시로 불린다.
참가선수들 또한 정치인, 변호사, 검사, 의사, 프로 농구 구단주, 유명 운동 선수, 유명 헐리웃 스타, 호텔 사장, 사업가 등 사회 저명인사들이 즐비하다. 물론 이러한 사회 저명 인사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쉽지 않아서 대부분 예선에서 탈락하지만, 탈락한 후에는 “아쉽지만 다음에 다시 도전하겠다.
아주 즐거웠다”라며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인터뷰를 할 때면 그들은 진정 포커를 겜블이 아닌 훌륭한 두뇌스포츠 게임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오래 전부터 포커가 두뇌스포츠 게임의 한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회 마다 심심치 않게 여성 겜블러들이 등장해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하면서 포커가 남자들의 게임이라는 통념도 무너진 지 오래다. 또한 60, 70대의 중후한 신사들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젊은이들과 한데 어우러져 승부를 겨루는 모습도 멋지다. 남녀노소에 상관없이 모두가 동등한 조건에서 실력을 함께 겨룰 수 있다는 점은 포커가 가진 큰 매력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포커의 인기를 반영하듯 미국 ESPN과 폭스 스포츠 채널은 거의 매일 포커대회를 방송할 정도이며 이미 포커챔피언들은 유명 스타의 반열에 올라 있다.
포커게임이 겜블이 아닌 고급 두뇌 스포츠로 인정받아 많은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미국의 상황을 보면 적지 않은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직은 문화의 차이가 있기에 미국에서 열리는 포커대회가 지금 당장 우리나라에서 열리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하루빨리 우리나라에서도 포커게임이 정당한 두뇌스포츠로 인정돼 이러한 멋진 포커대회가 열릴 수 있기를 기대해마지 않는다.
<펀넷고문 leepro@7po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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