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맥닐리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회장이 지난 5일 방한했다. 6일 선마이크로시스템스가 자바 기술연구 및 개발을 위해 한국에 설립하는 ‘자바 리서치센터’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개관식은 6일 오후 2시 20분에 시작됐다. 맥닐리 회장이 식장에 나타나기 5분 전에 기자들은 ‘서면질의서’ 용지를 받았다. 맥닐리 회장이 바빠 기자들과 질의응답으로 실랑이(?)를 벌일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여명의 기자가 각자 준비한 질문을 성심껏 써냈다. 그 중 단 3개의 질문만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심의(?)를 통과했고, 이마저도 그가 모두 대답하지는 않았다.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도 2년 전 선마이크로시스템스 측에 국내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요청했을 때 기억을 떠올리며 “맥닐리는 무척 바쁜 사람이어서 만나기가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맥닐리 회장은 김진표 교육부총리와 진 장관을 만났다. 국내 주요 고객사도 방문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그리드 및 클러스터 컴퓨팅에 관한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도 공조를 약속했다. 아침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혁신의 열쇠(Innovation Matters)’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리고 개관식에 참석했다.
이 모든 일을 단 하루 만에 해치운 것이다. 그래서인지 개관식에 참석한 그의 목소리는 힘이 없었다. 그는 미리 준비된 원고만 5분 가량 읽듯이 발표하고 내려왔다. 그의 답변과 멘트도 범인을 뛰어넘는 것은 아니었다. 솔직히 선마이크로시스템스를 세계적인 컴퓨팅 업체로 키운 총기와 번뜩이는 재치를 기대했던 기자는 실망스러웠다.
그가 행사장에 머문 건 고작 1시간에 불과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장소를 옮겨야 했기 때문이다. 이쯤 되자 행사 전날 보도자료를 돌리며 ‘깜짝 파티’라도 열 것처럼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쳤던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행동이 의아해졌다. 맥닐리 회장은 7일 미국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그는 스케치하듯 한국을 돌아봤을 것이다. 그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에 벅찬 일정을 소화했다. 그래서인지 “잠재력이 무한한 한국 IT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는 그의 약속이 왠지 가벼워 보인다.
컴퓨터산업부·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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