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길거리 스포츠의 계절이다.
따뜻한 봄볕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기에 그만이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새봄을 맞아 길거리 스포츠를 소재로 한 게임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길거리 스포츠의 대표격인 농구를 비롯해 길거리 축구 게임도 첫선을 보였다. 온라인·콘솔·PC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출시된 길거리 스포츠 게임은 정통 스포츠와 또 다른 플레이 방식을 도입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길거리’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은 공간만으로도 길거리 스포츠는 ‘자유본능’을 자극한다. 새봄을 맞아 ‘자유본능’을 만끽할 수 있는 길거리 스포츠 게임에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현대 스포츠는 일종의 룰이 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플레이를 해야 하고, 공간도 규격화돼 있다.
이 때문에 길거리 스포츠는 주류보다는 비주류에 가깝다. 경기장이 길거리이다 보니 여건에 따라 넓이와 길이가 제각각이다. 경기규칙도 동네마다 조금씩 달라진다.
게임도 비슷하다. 길거리 스포츠 장르를 표방한 게임들은 하나같이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기존 스포츠 게임이 실제 스포츠를 그대로 시뮬레이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길거리 스포츠 게임들은 저마다 ‘게임적 상상력’을 발휘한다.
때로는 엽기적인 구성으로 게이머들에게 일탈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기도 한다.
어클레임이 출시한 ‘프리스타일 스트리트 사커’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한마디로 ‘축구’와 ‘이종격투기’의 엽기적인 만남을 시도한 이 게임은 골을 넣거나 뺏기 위해 ‘2단 옆차기’ 등 50여가지 콤보기술까지 불사한다.
특히 뒷골목 인생의 막가는 축구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백인 양아치와 레게 스타일의 흑인은 물론 노출도가 심한 여성캐릭터까지 등장시켜 현실의 답답함을 벗어난다.
최근 출시된 ‘피파 스트리트’나 ‘NBA 스트리트 V3’ 등도 마찬가지다.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 등 물리법칙을 초월하는 몸동작으로 5만여개의 콤보기술을 조합하는가 하면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등장시키는 ‘패러독스’까지 연출한다.길거리 스포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모으고 있는 농구는 게임에서도 대중화의 길을 걷고 있다. EA는 이미 ‘NBA 스트리트’를 3편이나 발매했고, ‘스트리트 훕스’ ‘스트리트 잼 바스켓볼’ 등 비슷한 게임도 여러종 출시됐다.
더구나 최근 온라인 캐주얼게임시장에서 ‘프리스타일’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길거리 농구 게임은 패키지 게임뿐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게이머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길거리 농구게임은 ‘스트리트 훕스’와 ‘NBA 스트리트’가 양강체제를 갖추다시피 했다.
이 두게임은 국내에서도 PC와 콘솔게임으로 출시돼 이미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이다. 특히 이들 게임에는 현실속 스타 플레이어가 등장해 스포츠 마니아들을 흥분시키기도 했다.
다만 ‘NBA 스트리트’가 NBA 정식코트에서 뛰고 있는 선수 캐릭터를 등장시켰다면, ‘스트리트 훕스’는 길거리 농구대회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비주류 스타를 캐릭터로 만들어 좋은 대조를 보였다.
특히 ‘스트리트 훕스’는 길거리 농구를 연상케하는 힙훕과 신나는 랩을 배경으로 현실속 길거리 농구를 완벽하게 구현한 반면 ‘NBA 스트리트’는 게임 브레이크라는 수치가 가득차면 고난도 트릭과 슛을 넣는 등 리얼리티보다는 게임성에 초점을 맞췄다. 길거리 농구만을 놓고 보면 ‘NBA스트리트’보다 ‘스트리트 훕스’가 주류였던 셈이다.
온라인게임 ‘프리스타일’은 길거리 농구의 멀티플레이 시대를 활짝 열어제쳤다.
최대 3대3 플레이가 가능한 이 게임은 실제 농구처럼 여러사람이 협력 플레이를 할 때만 이길 수 있는 묘미 때문에 스포츠 게임으로는 드물게 커뮤니티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게이머가 센터, 가드, 포워드 등의 포지션에 맞게 직접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재미도 이 게임의 백미다.농구에 이어 길거리 스포츠 게임으로 각광받고 있는 종목은 단연 축구다. 이는 피파 공인 축구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던 EA스포츠가 최근 ‘피파 스트리트’를 선보이면서 길거리 축구게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길거리 축구게임으로는 어클레임의 화제작 ‘프리스타일 스트리트 사커’와 EA의 ‘피파 스트리트’를 꼽을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게임도 길거리 농구게임에서와 마찬가지로 EA가 정식 축구의 스타를 길거리에 등장시킨 반면 어클레임은 실제 길거리 축구에 등장할 법한 뒷골목 캐릭터를 등장시킨 것.
하지만 길거리 축구게임은 농구보다 더 많은 ‘게임적 상상력’을 게임 속에 불어넣고 있다.
이종격투기와 축구를 결합한 ‘프리스타일 스트리트 사커’는 논외로 하더라도 게임 개발에 있어 다소 근엄한 자세를 유지해온 EA마저 ‘피파 스트리트’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불사한다.
우선 한 팀이 4명으로 구성돼 11명의 정형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술로 마음껏 반칙을 범해도 된다. ‘NBA스트리트’와 마찬가지로 ‘게임 브레이크’ 수치가 가득차면 섬광이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킥과 화려한 트릭 묘기를 구사할 수도 있다. 세계 유명 스타플레이를 마음대로 골라 팀을 구성할 수 있는 것도 이 게임의 매력. 설기현, 이동국, 이천수 등 국내 스타 플레이어도 모두 등장한다.
농구와 축구를 제외한 길거리 스포츠게임으로는 미국 에이지텍이 지난 2002년에 출시한 PC게임 ‘스트리트 라켓볼’이라는 게임도 있다.
‘라켓볼’을 소재로 2인용 플레이가 가능한 이 게임은 다소 낮은 그래픽 퀄리티와 게임성 때문에 큰 인기를 모으지는 못했다. 더구나 이름은 ‘스트리트 라켓볼’이지만 실제 경기장은 길거리가 아닌 폐쇄된 공간이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길거리 스포츠게임의 이단아로 불린다.
<장지영기자 장지영기자@전자신문>
많이 본 뉴스
-
1
삼성전자 반도체, 연말 성과급 '연봉 12~16%' 책정
-
2
한덕수 대행도 탄핵… 與 '권한쟁의심판·가처분' 野 “정부·여당 무책임”
-
3
“12분만에 완충” DGIST, 1000번 이상 활용 가능한 차세대 리튬-황전지 개발
-
4
정보보호기업 10곳 중 3곳, 인재 확보 어렵다…인력 부족 토로
-
5
日 '암호화폐 보유 불가능' 공식화…韓 '정책 검토' 목소리
-
6
프랑스 기관사, 달리는 기차서 투신… 탑승객 400명 '크리스마스의 악몽'
-
7
“코로나19, 자연발생 아냐...실험실서 유출”
-
8
美 우주비행사 2명 “이러다 우주 미아될라” [숏폼]
-
9
단통법, 10년만에 폐지…내년 6월부터 시행
-
10
권성동, 우원식에 “인민재판” 항의…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 성립으로 단정”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