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 `질주` 텔레매틱스 `서행`

카 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 시장이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자동차와 통신의 결합인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은 게걸음을 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초 단말기 업체들이 전국의 도로교통 지도와 GPS 기능을 갖춘 39만원대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면서 소비자들의 손길이 통신요금 부담이 없는 내비게이션으로 몰리고 있다. 반면 1000만 자동차 운전자의 생활에 일대 혁신을 예고했던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은 통신요금 부담과 높은 단말기 가격의 영향으로 시장확대가 주춤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유무선통합 기술인 휴대인터넷(WiBro)과 통신·방송 컨버전스 기술인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상용화를 앞둔 새로운 기술들이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 확대에 새로운 위협요소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내비게이션 시장, 가속질주’=내비게이션 전용 단말기(PND:Personal Navigation Device) 시장은 작년 대비 2배 성장하면서 올해 60만대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토넷의 폰터스, 기륭전자의 조이앤나비가 각각 39만9000원대에 판매되면서 시장에 일대 바람을 일으킨 이후 파인디지털의 호크아이가 홈쇼핑에서 월 1만대 가량 판매되는 등 시장이 본격적인 개화기를 맞고 있다.

 보급형 내비게이션 단말기 판매량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홈쇼핑의 월 평균 주문량이 1만5000대까지 증가하고 있는 데다 올 들어 이탈리아, 독일, 싱가포르 등 해외 수출 주문까지 이어지면서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삼성전자와 KTF에 내비게이션 단말기를 공급중인 카포인트는 미국 베스트바이,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대한 수출 물량 증가로 월 평균 공급물량이 5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카포인트 이봉형 사장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 100억원 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다만 대기업의 시장진출 움직임과 저가 출혈경쟁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텔레매틱스 시장, 거북이 걸음’=지난 2001년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텔레매틱스 서비스 시장의 성적표는 기대 이하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SK텔레콤의 네이트 드라이버, KTF의 K웨이즈, 현대차 모젠 등 주요 텔레매틱스 서비스 사업자(TSP)는 3년이 지났으나 가입자가 30만명에 못 미치고 있다.

 실시간 교통정보를 유료로 사용해야 하는 통신요금 부담과 높은 단말기 가격이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체들과 정부는 시장활성화 묘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정통부는 재경부 등 관련부처와 △텔레매틱스 전용단말기에 대한 보조금 지급 △텔레매틱스 단말기 장착 차량에 대한 세금감면 등 시장활성화를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임명환 연구원은 이와 관련, “각종 도로교통 지도 및 정보에 대한 표준화 미비와 고가의 단말기로 인해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며 “도로교통 정보와 멀티미디어콘텐츠 표준화를 통한 중복투자 방지 및 단말기 세제지원 등 제도개선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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