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R&D시대가 열린다]부산·경남권-동아대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부산·경남 미디어 디바이스 업체 현황

“10년을 내다 본 동남권 IT부품·소재 기술 거점 구상.”

지난해 말 문을 연 동아대의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는 반년도 안되는 사이에 지역 업계·학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으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IT부품·소재기술 개발 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센터장 양재우)는 동남권 지역내 관련산업의 기술개발 기반을 조성하며 중장기적으로 첨단 미디어디바이스 기술의 선도적 위상 확립과 세계 초일류 첨단기술을 보유한 연구센터로 성장해 세계 수준의 미디어디바이스 핵심기술을 개발한다는 취지를 갖고 출발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지원하는 전국 4개 IT협동연구센터 가운데 부산·울산·경남권의 연구 중심으로 동아대가 주관하는 IT부품·소재 연구개발 특화 연구센터다. 대학 산학협력단 부설기관으로 설립하되 대학·지자체·산업체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한다는 기본방침에 따라 동아대 전자컴퓨터공학부와 경영정보과학부가 주관하고 부산시와 부산대·경성대·부경대·경상대가, 기업으로는 삼성OLED 등 11개사가 공동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센터의 개소는 동남권 정보기술산업, 특히 미디어디바이스(PDA 모바일폰 등 자료나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모든 기기에 사용되는 부품) 산업의 진일보에 대한 희망을 제공한다.

센터가 특히 자랑하는 점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연구진.

세계 최초로 시제품이 선보인 2인치급 두루마리형 디스플레이, 세계 최초로 개발된 리튬-설퍼(Sulfur) 2차전지와 30㎓ 대역의 송수신기 모듈이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 연구진에 의해 만들어 졌다. 이를 기반으로 첨단 기자재를 도입해 상품화와 직결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산업체 수준의 상용 개발 프로세스를 적용하며 우수 연구인력을 채용하여 IT부품기술을 선도할 계획이다.

지원되는 연구개발 자금도 만만치 않다.

SK텔레콤·KT·KTF 등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향후 5년간 250억원, 부산시가 30억원을 지원하는 등 센터의 연구활동에만 328억500만원이 투입된다. 연구센터의 지원은 SK텔레콤이, 관리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가 맡는다.

사업기간 중에는 관리기관이 연구센터 운영을 관리·감독하고 사업 종료 후에는 해당연구센터가 책임운영하게 되며 자립 운영을 위해 지자체 등의 대응투자 확보할 예정이다.

센터는 보유기술들을 중심으로 10가지의 IT관련 핵심 부품·소재를 개발하는 한편 동남권 관련업체들에 기술을 이전하고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센터는 기업과 공동연구개발 및 산업실태 조사, 기술이전·창업지원, 경영컨설팅, 마케팅 등의 업무도 수행한다. 부산·울산·경남 권역내 IT 부품소재 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지원사항이기 때문이다.

센터는 정기적인 업체 실태조사를 통해 경영지원 요구사항을 도출함으로써 개별 기업에 적합한 맞춤형 교육지원과 기술개발에서 상품화,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One Stop)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기자재, 전문가 및 정보 등의 온라인 및 오프라인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산업계 기술향상 및 개발기술의 상용화 촉진을 위한 허브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밖에 정부의 산업체 지원 정책을 정기적으로 평가, 기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부 지원정책 개발을 유도할 예정이다.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는 무엇보다 오는 2009년까지 생산할 예정인 플렉시블평판디스플레이(Flexible FPD)로 세계 시장의 40%를 점유해 4억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고성능 2차전지는 39억달러로 세계시장의 10%를 점유로 3억8000만달러의 매출을, 밀리미터파 송수신기 모듈로 3억달러 등 총11억달러에 달하는 직접 경제효과와 1만2000여명의 고용효과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밖에 간접적으로 센터는 동남권 지역 중소기업의 49%를 차지하는 미디어디바이스 관련 기업체들의 연구소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IT부품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센터의 사업 관리기관이 SKT·KT·KTF 등 대기업 이동통신사이고 삼성OLED와 LG전자 등 지역의 탄탄한 기업체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연구센터에 연구원으로 참여하는 석박과정 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인터뷰-양재우 소장

 “향후 5년 안에 핵심부품인 미디어디바이스 분야 국내 최고의 연구소로 자리잡겠습니다.”

양재우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 소장(53)은 동아대를 중심으로 부산대·부경대·경성대·경상대 등 동남권 주요 대학과 삼성OLED를 비롯한 11개사가 참가하는 이 산학 컨소시엄이 최고의 연구인력과 연구시설 및 시스템, 최고의 지적재산을 갖는 최상의 연구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센터는 지역특화산업을 바탕으로 부품·소재 분야에 주력하게 된다. 부산이 영상·IT산업, 경남이 디지털 홈 산업 등을 특화산업으로 삼고 있는데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가 이러한 산업을 모두 지원할 수 있는 동남권 IT부품·소재 개발의 핵심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양 소장은 “이같은 구상도 세계적 수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밀리미터파 송수신기 모듈을 보유하고 있는만큼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고 자신한다. 이 센터가 ‘접는 컴퓨터’의 기반이 되는 두루마리형 디스플레이의 상용화의 요람이 되는 것은 물론 리튬 2차전지, 30㎓ 대역 송수신기 모듈 등 IT사업 발전의 중추가 되는 제품개발도 주도하게 되리란 전망이다. 센터는 이들 제품을 중심으로 총 10개의 IT관련 핵심 부품·소재를 개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는 아직 기반조성 단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내년까지는 연구시설을 구축하고 국제표준관리시스템(ISO 9000)을 도입하는 등 기술개발의 기반을 조성한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산학연 연계체제를 만들어서 기술이전 및 창업을 지원하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각종 수익사업을 실행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연구개발·지원과 산업체 지원을 모두 신경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남권 IT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특화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산업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IT부품산업체의 협력 토대를 만들고 공동연구환경을 조성해가겠다는 것이다.

양소장은 “공동연구 기반 환경에는 무엇보다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의 독립기반 구축과 오픈랩(Open Lab) 같은 공동연구시설 기반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센터의 독립과 관련해서는 2010년이 되면 연 수주액 100억 원에 달해 자립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지역 IT부품·소재 업계의 기대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국내 IT 부품·소재산업의 14%를 담당하고 있다. 제조업 가운데 조선(91%), 운송장비(52.3%), 기계조립 금속(32.5%)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서울·인천·경기 지역 IT부품·소재산업의 51%에 이은 두번째 수준으로 사업체 수는 3200개, 종사자 수가 4만명에 달한다.

부산발전연구원의 2003년 조사에 따르면 부산지역 IT부품·소재산업 전망은 희비가 교차한다. 이 지역 제조업체의 44%가 IT 부품·소재 산업과 연관을 맺고 있다. 지역 전체산업 가운데 8%를 이 분야에서 담당하는 등 높은 비중은 아니지만 업체들은 빠르게 고부가화를 시도하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다수의 전자산업 관련 대기업이 위치하고 있고 특히 삼성SDI·삼성전기·삼성OLED·LG전자 등이 소재하고 있다. 이들 기업과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72%를 차지한다.

그러나 대부분 중소기업들로 고급 기술이 부재하며 연구소가 없는 소기업이 63%로 자체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하다.

나아가 경영 및 마케팅 능력도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다수의 업체들이 마케팅·경영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업계의 동향 및 신기술 파악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과의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시장경쟁만 가열되고 있다.

인접 후발업체들의 부상으로 기존의 물량 확보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향후에도 첨단 고유기술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미래가 불투명해지는 상황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안정적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으며 LCD·휴대폰 등 세트산업의 도약으로 든든한 시장이 확보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IT부품·소재 산업의 고용창출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위로가 되고 있다.

여기에다 세트시장과 함께 IT부품·소재 수요의 폭발적 증가가 예상되며 새로운 사업 창출을 위한 사업주들의 강한 기술개발 의지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시장을 향한 업체들의 진입이 적잖이 이뤄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과 연구소들이 가장 신속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아대의 미디어디바이스연구센터와 함께 부산대 플라스틱정보소재연구센터, 동의대 전자세라믹스센터, 경성대 유기소자특성화센터 등이 부산·울산과 경남을 포함한 동남권 전체에서 차세대 전략산업인 전자부품·소재 분야를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동남권에 산재한 디스플레이 및 IT부품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단계로 산학연 네트워크를 착실히 구축해가고 있다.

부산=허의원기자@전자신문, ewheo@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