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전 시장 40년만에 `정권 교체`

승승장구 일본업체들 판매량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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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0여년 동안 미국 가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던 일본 전자 업체들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국 가전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제품이 소니·샤프·파나소닉 등 일본 기업 제품에서 애플컴퓨터와 코닥 등 미국 기업의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는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의 디지털 기기가 컴퓨터와 같은 복잡한 기능을 갖추게 되면서 일본 기업에 비해 소프트웨어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미국 기업 제품이 경쟁력을 더욱 갖출 수 있게 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술력이 일본 업체를 압도하고 있는 것.

최근 일본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소니가 일본 기업 중 최초로 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한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저널은 지적했다.

특히 일본 기업들이 지난 몇 년 동안 아웃소싱 전략 채택 여부를 저울질할 때 미국 기업들은 재빨리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지에 제조 공장을 설립하게 되면서 얻게 된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소니·캐논에 맞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코닥은 핵심 기술과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소니·캐논과 달리 아웃소싱을 통해 핵심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 코닥은 최근 공개한 원터치 무선기술로 사진파일을 보내 프린트할 수 있는 기술 ‘이지쉐어 원’을 통해 후지필름과 올림푸스를 따돌리고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3위 업체로 올라섰다.

코닥 측은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에서 핵심 칩과 부품을 자체 제조 공장을 통해 제공받는 것은 커다란 장애물이 될 수 있다”며 “무선 통신 표준인 와이파이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소니 워크맨의 성공신화를 대신하고 있는 애플의 아이팟도 텍사스 소재 시그마텔로부터 공급받는 디지털오디오 칩을 애플의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제품이다. 결합 작업은 대만의 아수스텍컴퓨터가 담당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 삼성전자를 비롯한 수십여개 기업이 디지털 기기의 저장장치 표준인 SD카드를 채택한 반면 독자적인 메모리스틱을 사용하는 소니의 예에서 볼 수 있듯 표준을 채택하지 않은 것도 고전하고 있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소니·캐논 등은 디지털 가전에 필요한 핵심 칩과 부품의 독자 생산 정책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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