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존심 소니가 경영 위기 돌파를 위해 ‘외국인 CEO 겸 회장’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던졌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소니는 이데이 노부유키 회장 겸 최고 경영자(CEO, 67)와 안도 구니다케 사장(63)을 동반 퇴임시키는 대신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미국법인 회장(63)과 본사 주바치 료지 부사장(57)을 각각 회장과 사장에 선임, 경영 쇄신에 나섰다.
지난 99년 르노 닛산 회장에 레바논 출신의 프랑스인 카를루스 곤이 취임한 적이 있지만 해외 합작 기업이 아닌 순수 일본 대기업 회장에 외국인이 임명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소니는 일본 전자기술과 일본 문화의 글로벌화를 상징해 온 기업이란 점에서 스트링어의 기용은 일본 기업문화는 물론 일본인의 자존심에 상당한 충격을 주는 일대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번 최고 경영진 교체는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는 현 경영진과 사외 이사진의 공통된 인식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사외 이사들이 ‘위기의식이 약한 경영진을 그대로 둬서는 안 된다’며 경영진 교체를 강하게 요구, 관철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소니는 사외이사진의 의견이 중시되는 경영체제로 전환되는 일본 최초의 기업으로도 기록될 전망이다.
◇스트링어 신임 회장=소니의 새로운 수장을 맡게 될 스트링어 부회장은 지난 97년 소니 아메리카 회장으로 기용됐다. 원래는 미국의 3대 방송 네트워크의 하나인 CBS에서만 30여년 동안 근무해 온 정통 언론인 출신이다. 영국 웨일스의 카디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에서 수학한 그는 CBS에 입사해 기자와 프로듀서로서 명성을 날렸다. CBS 간판 프로그램이었던 ‘CBS리포트’의 프로듀서로 수많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에미상을 31번이나 수상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그는 97년 소니 미국법인 사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부문의 총 책임자이면서 지난해 미 영화사인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MGM)의 인수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주바치 신임 사장=77년 소니 입사, 99년 집행이사, 2002년 상무, 2003년 수석 상무를 거쳐 2004년부터 현재까지 부사장을 맡고 있다. 전자부품, 제조부문 총 책임자로 그동안 반도체를 포함한 핵심 부품사업을 강화해 음향·영상(AV)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린 공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명승욱기자@전자신문, sw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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