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컴퓨팅 기업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지사 간 교류와 협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비즈니스 블록 재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아·태본부 밑에 국가별로 구분해온 것에서 벗어나 몇 개 국가를 하나의 블록으로 묶거나 아·태지역 전체를 하나의 블록화하고 있다.
전세계 기업들의 글로벌화에 발맞춰 글로벌 조직의 협업 시스템 구축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한국 지사의 활동 반경이 국내에 제한됐을 때는 지사 간 연결 고리가 약해 국내 고객이 해외에 지사를 설립하거나 생산공장을 짓더라도 관련 전산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없었으나, 권역별로 묶이면서 지사 간 협업과 공조체계가 강화돼 국내에서도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본사는 지사의 지원 범위를 특정 국가에서 권역으로 넓혀 자원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게 됐으며 한국 지사 역시 조직의 리소스(자원)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역 블록화 급진전=세계 최대 전사자원관리(ERP) 업체인 SAP는 올해 초 일본을 아·태지역에 포함시켜 4개의 허브 권역으로 나누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국을 포함한 중국, 대만, 홍콩 등은 북아시아허브 권역에 포함됐다.
한의녕 SAP코리아 사장은 “아·태지역이 4개의 허브로 묶이면서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지원이 한층 용이해졌다”며 “특히 중국에 진출한 국내 고객사들의 지원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은 지난해 하반기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4개의 권역(한국, 호주·뉴질랜드, 중국, 동남아시아)으로 나뉘었던 아·태지역을 하나의 권역으로 통합했다. 별도의 권역장을 없애고 아·태지역에서 총괄, 업무의 효율성을 높였다. 지사 간 공조체계를 강화하자는 목적이었다.
김일호 한국오라클 사장은 “이번 조치로 프로젝트별로 지사 간 인적 및 기술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국내 지사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도 최근 아·태지역을 국가 중심에서 권역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다국적기업들의 지역 블록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사 간 교류 활발=이에 따라 국내 지사와 해외 지사 간 공조체계가 크게 강화되기 시작했다. 한국오라클은 지난 연말 대한항공 ERP 프로젝트 수주전에 뛰어들면서 호주와 본사의 지원을 받았다. 오라클이 호주 항공사인 콴타스항공의 ERP 프로젝트를 수주한 인력들을 국내에 파견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02년 일본과 중화권(중국·홍콩·대만)이 아·태지역에서 빠져나가 별도의 지역으로 구분되면서 이들 지역과 교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권찬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이사는 “중국과 일본이 아·태지역에서 빠져나가면서 본사 차원에서 지사 간 공조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국·일본 지역과 언어 연구개발(R&D)과 관련해 협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SAP코리아는 지난 주말 워크숍을 갖고 아·태지역 권역 변화에 따른 지사 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SAP코리아 관계자는 “새로운 조직시스템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방안들 논의했다”며 “한국에서 해외로 진출한 고객이나, 반대로 국외에서 한국으로 진출한 기업들을 파악해 지사 간 협력 포인트를 찾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사 글로벌화 급진전=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지사의 글로벌화로 나타나고 있다. 소속은 ‘한국’이지만, 중국이나 호주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지사 직원 대부분이 국내에 상주하면서 국내 프로젝트만 담당했지만, 최근 잇따른 조직 개편으로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지사들이 로컬라이제이션(지역화)에 역점을 뒀다만, 이제는 글로벌화(세계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직원들의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당장 협력이 빈번하다 보니 언어 구사능력을 키워야 하고 해외에서 몇 달씩 머무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이교현 한국오라클 팀장은 “조직 개편으로 지사 내부보다 아·태본사와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다”며 “한국오라클 직원들의 문화도 글로벌화가 급진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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