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등을 통해 문제점이 노출된 정보통신진흥기금(옛 정보화촉진기금) 운용 심의에 IT노조 대표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 민간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새 심의위원회에는 지재식 IT노조연맹 위원장과 강인재 행정개혁시민모임 예산회계 위원장, 신호영 한양대 경영대 교수 등 민간전문가 7명이 참여하며 정부 위원수는 3명으로 줄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기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정부위원 8명, 민간 3명에서 민간대 정부위원 비중을 7대3으로 바꿨다”면서 “IT정책과 산업에 대한 인식이 높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만큼 기금 운용의 전문성과 객관성 확보가 용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잇따라 국회나 여론의 지적을 받아왔던 ‘집행자=심의자’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하반기 정보화촉진기금에서 정보통신진흥기금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옷바꿔입기’를 시도한 데 이어 실제적으로 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심의가 독립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들인 셈이다.
올해만 해도 1조5600억원에 달하는 방대한 기금 규모에다 실제적인 연구개발(R&D)과제 선정과 기금 집행은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이 담당하는 만큼 심의위원회의 지속적인 감시와 견제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민간 전문가들의 전문성 여부는 물론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기금 집행의 지연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어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의위원회 어떻게 바뀌었나=작년까지만 해도 정촉기금 심의위원들은 정부관료 8명과 민간인 3명으로 구성됐다. 문제는 민간위원이라고 이름을 내세운 이들도 모두 사업발주나 연구과제 담당기관인 IITA, ETRI, KISDI 등 이해당사자여서 사실상 견제의 역할은 전혀 없었다.
반면 이번에 새롭게 바뀐 위원들은 당연직 정부관료를 위원장(노준형 정통부 차관)을 포함해 3명으로 대폭 줄이고 대신 위촉직 민간위원을 7명으로 늘렸다. 서병문 문화콘텐츠진흥원장, 조현석 서울산업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송혜자 한국여성벤처협회장 등 새로운 얼굴이 대거 포진했다.
◇효율성 제고도 관건=정부는 또 기금사업비 집행현황과 기금통계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 현황 자료를 심의위원 등에 제공하는 한편, 사업비 집행과 결산, 연차보고서 등을 인터넷에 공개할 방침이다.
기금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펀드평가기관을 통한 리스크관리 강화 및 중장기적 자금운용을 통한 수익 증대 등 투명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기로 했다.
이 외에도 기금사업의 성과지표를 개발해 기술적·경제적 성과를 평가해 성공 및 실패사례를 분석하는 등 새로운 기준잣대를 마련키로 했다. 기술적 지표는 특허와 출원, 등록 건수 등이며 경제적 지표는 매출증대효과, 수출증대효과, 기술료 등이다.
◇실제 투명성 확보될까=문제는 실제적으로 집행과정에서나 운용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이 가능할 것인가다. 국회나 감사원 등 별도의 상급기관이 있긴 하지만 방대한 자금 운용의 원칙을 세우는 것은 아닌 만큼 위원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반면 전문가들이라고는 하지만 노조, 시민단체 관계자들이어서 기금운용 자체에 이견이 돌출할 경우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IT노조연맹 관계자는 “관료가 아닌 노조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만큼 운용 심의뿐만 아니라 향후 효과적 개선 방안을 만드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전자신문, j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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