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B]`황금어장`이 손짓 낚시대를 드리워라

매출 2000억원 이하, 임직원 100명에서 1000명 이하, 대기업 자회사를 제외한 중규모 기업。시장에서는 중소중견기업(SMB)를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대기업과 일반 소비자 시장은 이미 성숙단계。반면 SMB 시장은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안고 있는 대체수요 블랙홀。어려운 경제 상황 속 많은 중소기업이 도산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매달 4000개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시장에 명함을 내민다。

‘티끌모아 태산’。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패키지 형태。전문 솔루션과 채널을 확보한다면 ‘백전백승’。한 번에 얻는 수익은 적더라고 착실히 모으면 알토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경제외풍이 심하지만 순풍땐 황금어장。중대형컴퓨팅 업계가 SMB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보화의 급류와 함께 공룡기업들의 SMB 대전(大戰)이 시작된 이 곳 중소중견기업 시장이 끓고 있다。

 컴퓨팅 업계에 중소중견기업(SMB) 열풍이 몰아치고 있다. 그야말로 ‘올인’ 하는 분위기다. 모든 제품과 마케팅 전략이 SMB에 맞춰져 있다. 어느새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던 SMB가 주력시장으로 떠오른 것이다.

 상당수 대기업이 컴퓨팅 투자를 마무리한 데다 경기마저 어려워지자 컴퓨팅 업계가 SMB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지 2∼3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산투자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중소기업들이 정보화 투자에 관심을 갖고 솔루션 구매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중심의 엔터프라이즈 시장은 하향세가 뚜렷한 반면 SMB는 본격적인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자료는 없지만 올해 SMB 컴퓨팅 시장은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연초 증권시장을 시작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SMB 시장은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컴퓨팅 업계가 SMB 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양한 마케팅을 펼쳤지만, 경기침체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바뀌고 있다. 경기호전에 대한 시그널이 나타나면서 중견중소업체들이 먼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솔루션을 찾는 경우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컴퓨팅 업계도 보다 적극적으로 SMB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SMB 시장 진입기였다면 올해는 팽창기라는 판단에서다. 그동안 정보화에 취약했던 중소기업들의 정보기술(IT)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고, 솔루션도 많이 보강했다. SMB 채널을 늘리고 지원책도 강화했다.

 요즘 컴퓨팅 업계에서 SMB 빼면 말이 안 될 정도다. 한의녕 SAP코리아 사장은 “올해 SMB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할 것”이라며 “영업 일선에서 반응이 굉장히 좋다”고 말했다. 김태영 한국IBM 전무는 “올해는 컴퓨팅 업계가 SMB에 올인하는 분위기”라며 “국내 SMB 시장은 2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B가 컴퓨팅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로 급속하게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SMB는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판매량 감소를 만회하는 시장 정도로 여겨졌으나, 올해는 엔터프라이즈와 대등한 시장으로 대접받고 있는 분위기다.

 컴퓨팅 업계에 SMB는 더는 마케팅 구호가 아니다. 제품과 마케팅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SMB가 최우선이다. 지금 SMB의 주도권을 쥐지 못하면 영원히 회복할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 등 중대형 컴퓨팅 업체는 물론 기업용 솔루션 업체, PC와 주변기기 업체들도 SMB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어느새 엔터프라이즈라는 용어 자체가 사라졌다. 자연스럽게 마케팅도 SMB 위주다.

 김일호 한국오라클 사장은 “올해는 SMB 시장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며 “SMB 시장을 주도하는 이미지를 심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국적 컴퓨팅 기업들의 공세는 그동안 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국산 업체들에는 새로운 사업 환경을 가져다 준다. 특히 SMB용 ERP를 비롯한 국산 기업용 솔루션 업계에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권영범 영림원소프트랩 사장은 “국내 업체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SMB 시장에 외국계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며 “SMB 시장에서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기 위한 솔루션과 마케팅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SMB가 황금어장으로 떠오르면서 업체 간 제휴도 활발하다. 300만여개의 중소기업을 공략하려다보니 협업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업종도 다양해 업체 간 협력하지 않으면 SBM에 최적화된 솔루션 공급이 여의치 않다.

 또 업체 간 제휴 이면에는 경쟁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가령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SAP코리아가 SMB 시장에서 각각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에서 협력, 경쟁사인 한국오라클을 견제중이다.

 물론 경쟁 관계이지만 외국업체와 국내업체 간 제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IBM, 한국HP 등 주요 중대형 컴퓨팅 업체는 자사만의 별도 풀을 만들어 국내 솔루션을 자사 SMB용 서버 등에 탑재중이며, 외국계 솔루션 업체들도 협력관계를 모색중이다.

 한국사이베이스의 이성순 상무는 “올해 국내 SMB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유망한 솔루션 업체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며 “SMB의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국내 업체들과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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