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업계 `대만 비상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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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업체들의 파상적인 가격공세에 이어 직접 진출설이 제기되는 등 국내 부품·소재 업계에 대만 비상령이 내려졌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세트업체들이 대만산 부품에 대해 공급권을 허용하기 시작하면서 대만산 전자부품 수입액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인쇄회로기판(PCB), 편광필름 등 핵심 부품·소재 분야에서 대만 업체의 한국 시장 직접 진출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밀려드는 대만산 전자부품=산자부가 제공하는 부품·소재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대만산 전자부품 수입 물량은 지난 2003년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2001년 21억7400만달러에 불과하던 대만산 전자부품 수입액은 2002년 23억4200만달러로 증가하더니 2003년에는 30억8900만달러로 무려 31.9%가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11월까지는 39억77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3.5%나 증가했다.

 대표적인 전자부품인 PCB의 경우 대만산 수입액이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1억7354만달러, 2억6586만달러를 기록, 2년간 연평균 70%대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양·단면 PCB에 이어 최근엔 국내 업체들의 텃밭인 휴대폰용 빌드업(Build-Up) 기판마저 유니마이크론 등 대만업체들에 크게 위협당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핵심 원자재인 동박적층원판(CCL) 분야에서도 페놀 재질 제품의 경우 대만 킹보드사에 밀려 국내 업체들이 손을 든 가운데 에폭시 원판에서도 대만산이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시장 직접 진출=전자부품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 업체들이 한국에 직접 공장을 세우거나 합작 진출을 추진한다는 설이 끊임없이 떠돌고 있다. 지난해부터 대만 세트 업체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는데다 가격 인하 압력이 강하고 장기 어음 결제를 하는 등 시장 상황도 혼탁해 한국 시장은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세계 5위권의 편광필름 업체인 대만 옵티맥스의 한국 진출설이 제기되고 있다. 옵티맥스는 현재 국내 LCD 업체들에 샘플을 납품하며 시장 개척을 추진중이다. 국내 LCD 편광필름 시장은 한국니토옵티칼·동우광학재료 등 일본 업체와 LG화학·에이스디지텍 등 국내 업체가 분점하고 있는 상태. 따라서 세계 시장점유율 25%를 자치하는 옵티맥스가 한국 시장에 직접 진출할 경우 한·일·대만 업체간 한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PCB 분야에서도 대만 N사의 국내 업체 인수·합병(M&A)을 통한 직접 진출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회사 매각이 공식화된 국내 수위권 PCB업체 K사의 인수 배후에 대만 N사의 자금이 포함됐다는 것이 업계의 소문. 따라서 대만 부품 업체들이 휴대폰·디스플레이·정보가전 등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는 한국 시장에 직접 발을 들여 놓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라는 분석이다.

 <부품·소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