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설비투자·공공사업 `기지개`

IT실물경기 `꿈틀`…낙관론 고개 든다

IT경기가 꿈틀대고 있다.

 기업들의 설비 투자가 기지개를 켜고 있고 공공 IT프로젝트도 활기를 찾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IT제품 수요도 덩달아 늘어나기 시작했다. 경기 회복 분위기는 지난주 돌발적인 평양발 핵무기 보유 선언 충격까지도 누그러뜨릴 정도로 뚜렷하다.

 IT업계 관계자들은 “올 초만 해도 이르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봤지만 상반기로 당겨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면서 “아직 확실히 회복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바닥을 쳤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설비투자 지표 호전=재경부 발표에 따르면 설비투자의 대표적인 선행지표인 자본재투자 규모가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20.8% 급증하면서 5개월 만에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투자심리 지표도 호전됐다.

 2900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은행의 설비투자 실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1, 2월에 각각 93을 기록하면서 연말에 비해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공공 프로젝트가 뜬다=시스템통합(SI) 업체들은 오랜 만에 잇따르는 대형 사회간접자본(SOC)프로젝트 수주전에 대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특히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비롯한 다양한 IT SOC 발주는 지난 몇년간 꿈도 꾸지 못했던 호재다. 1분기만 해도 △한국가스안정공사 신경영정보시스템 사업 △한국교육학술정보원 국가학술연구 데이터베이스 구축 5차 사업 △광주광역시 교통체계 유지보수 사업 등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올해 공공 시장을 이끌 31대 전자정부 본 사업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추진될 전망이다. 행정자치부가 당초 프로젝트 일정을 1∼4개월 앞당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달 중 ‘전자정부 해외진출포털구축’ 프로젝트 발주를 신호탄으로 △문서처리 전과정의 전자화 △국가 및 지방재정 정보화 △국정과제 실시간 관리 등 5개 프로젝트가 내달 중 공고될 예정이며, △전자국회 구현 △외국인종합지원서비스 체제 구축 등의 프로젝트가 4월에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1∼12개 프로젝트가 상반기에 쏟아져 나온다.

 범정부통합전산환경구축 2단계 사업 역시 정통부가 애초 일정을 3개월 정도 앞당겨 내달 입찰제안서(RFP)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미 △인천공항 통합정보시스템 △경찰청 전자수사 프로젝트 △서울시립대 종합정보시스템 구축 △행자부 표준지방재정정보시스템 구축 프로젝트 등 크고 작은 SI 프로젝트가 이미 발주된 상태다.

 김세종 현대정보기술 전문위원은 “1분기 상황을 고려하면 2분기 이후에도 대형 SI 프로젝트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지자체와 제조기업들의 정보화 수요가 이어져 IT 경기가 회복세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희망적인 분석을 내놨다.

 ◇전자유통 시장도 깨어난다=연초는 전자 유통업계엔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주요 전자업체가 펼치는 보상·예약판매 등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관련 유통업계의 1월 매출은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은 설 연휴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혼수 예약 물량이 예년에 비해 10% 정도 늘어났다.

 특히 산업 파급력이 큰 디지털TV(DTV) 수요가 살아났다. 가전사들은 졸업·입학과 혼수 시즌이 맞물린 이달 말을 겨냥해 슬림형 브라운관 DTV를 잇달아 출시했다. 관련업계는 “구매력이 살아났다는 증거”라고 모처럼 반색했다.

 세트 경기의 선행 지표인 부품 수요도 휴대형 기기를 중심으로 부쩍 늘어났다. 반도체와 LCD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연초엔 연말에 비해 주문량이 급락하기 마련인데 올해는 그 폭이 미미해 이변이 없는 한 사상 최대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대부분 올 매출 목표를 30% 이상 늘려잡았다”고 말했다. 부품 유통업계는 DMB단말기·PMP·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플래시메모리·복합칩(MCP)·소형 TFT LCD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문정·신혜선·김원배기자@전자신문, mjjoo·shinhs·adolfkim@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