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피오리나 HP 회장 전격사임

휴렛패커드(HP)의 칼리 피오리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각) 전격 사임함에 따라 HP와 컴퓨터 업계에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HP 이사회는 이날 피오리나 회장의 사임을 발표하고 대신 로버트 웨이먼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임시 CEO를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9명으로 구성된 HP 이사회는 즉각 새로운 CEO 선임에 나섰다.

 CEO 사임과 관련해 피오리나는 성명을 통해 “이사회 의견을 존중하며, 경영 전략을 놓고 이사회와 이견이 있었다”고 밝혀 사실상 해고됐음을 시사했다.

 피오리나의 사임은 △그가 진두지휘했던 컴팩 인수가 사실상 실패작으로 평가되고 있는 데다 △서버시장에서 HP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으며 △델과의 PC 경쟁에서 뒤지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컴팩 인수 가격과 효과에 대한 평가가 그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지적된다.

 실제 피오리나 회장은 지난 2002년 주주 및 중역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190억달러를 들여 컴팩컴퓨터를 인수한 후 인수 조건과 효과 등을 놓고 그동안 이사회와 논란을 벌여왔다.

 여기에 흑자를 못 내고 있는 PC 사업을 효자 사업인 프린터&이미징 분야에서 분리하라는 시장의 압력에 반대해 온 점도 사임의 한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회사 분할에 대해 피오리나 회장은 지난해 12월 월가 분석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이사회에서 세 차례 회사 분할에 대한 논의를 했고 논의 때마다 이견이 있었지만 결국 만장일치로 현행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지난달 말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는 HP 이사회가 피오리나의 직무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대해 “추측”이라며 일축하기도 했다.

 이번 칼리 피오리나의 사임에 따라 본사는 물론 한국HP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피오리나 후임으로는 현재 마이클 카펠라스 MCI 회장(전 컴팩 회장), 존 조이스 IBM글로벌 서비스부문 대표, 신 멀로니 인텔 커뮤니케이션 부문 대표 등이 헤드헌터나 월가 전문가를 중심으로 집중 거론되고 있다.

 신임 CEO가 결정되면 HP는 PC사업부문의 분사 여부를 본격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월가나 관련업계에선 PC부문의 분사 가능성 또는 외부 매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만일 외부 매각할 경우 IBM의 PC부문 매각에 이어 PC산업에 또 한 번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당초 2005년 하반기 실적이 시작되는 5월경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었던 한국HP는 본사 CEO 교체에 따라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큰 폭의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익종·정소영기자@전자신문, ijkim·sy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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